이달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는 동안 자산운용사(투신) 연기금 개인 등 국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들은 정보기술(IT)과 조선주 비중을 늘렸으며 연기금도 IT주로 관심 대상을 넓혔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4788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연일 자금이 유입되면서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주식형펀드에는 이달 들어 모두 1조6265억원(26일 기준 · ETF 제외)이 들어왔다.

자산운용사들은 IT와 조선주 비중을 늘렸다. 삼성전자를 1938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삼성물산(1850억원) 대우조선(1695억원) 삼성중공업(1390억원) 삼성SDI(134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IT주들은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돋보이고,조선주들은 신규 수주가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이 매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까지 자동차주를 주로 샀던 연기금도 IT주로 관심 대상을 넓혔다.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등이 나란히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연기금은 현대모비스(929억원) 한화케미칼(434억원) 호남석유(248억원)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개인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에 집중됐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OCI로 835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아차 LG화학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화케미칼 SK이노베이션 등도 많이 샀다.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 중 상당부분을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처럼 기관과 개인의 투자전략이 다른 이유는 향후 주도주 교체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세를 벗어난 증시가 방향성을 타진하는 동안 가격 부담을 해소한 주도주의 반등 가능성을 놓고 투자자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IT와 내수주 등으로 지속적인 순환매가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수익률에서 뒤처진 기관이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매수 종목을 교체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단 수출주와 내수주의 수익률 키 맞추기가 완료되고 나면 기존 주도주 중심의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