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했던 5월 증시가 끝나간다. 한때 203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도가 잠잠해지며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저점을 확인한 주식시장이 6월에도 반등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시 강세를 이끌 모멘텀이 많지 않아 이달 초 기록한 전 고점(2228.96)을 큰 폭으로 넘어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달 대폭 하락한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들이 반등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바닥은 이미 확인"

대우 우리투자 현대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6월 코스피지수 전망치 밴드로 평균 2050~2250을 제시했다. 지난주까지 이어진 조정으로 이미 단기 바닥은 확인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중 형성된 저점은 지난 3월 저점 1950선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라며 "증시 체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추가 조정이 있더라도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반등 국면에서 상승 탄력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투자분석실장은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는 대외 악재들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여서 회복 속도는 이전 회복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적 반등을 넘어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개선이 확인되고,글로벌 경기 우려가 잦아들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외국인 추세 복귀 조건은

전문가들은 이달 증시를 짓눌렀던 주요 변수들이 6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역시 대내외 변수들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줄곧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은 지난 26,27일 이틀간 5100억원을 순매수했다. 매도 공세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복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도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달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이 이뤄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되면서 외국인 매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프로그램과 연계된 매도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르면 내달 9일로 예정된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이 매수세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 여부도 눈여겨볼 사항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편입이 무산돼도 이머징 증시 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어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주도주 러브콜은 지속

전문가들은 기존 주도주인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또 정보기술(IT) 등으로의 주도주 확산에 대한 기대도 컸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는 IT가 부각될 시점"이라며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에 추가적으로 관심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주도 업종의 드라마틱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분산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자동차 부품주와 유통주,조선주를 관심 대상으로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주도주 내에서 단기 주가하락폭과 2분기 이익 전망 등을 고려해 선별 투자할 것을 권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