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보좌관 "알-자와히리, 빈 라덴 같은 리더 못돼"
"미국, 빈 라덴 부인 3명 조사 강력히 추진"

토머스 도닐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8일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한 미군이 확보한 자료가 작은 대학도서관(small college library) 분량 정도로 방대하다고 전했다.

도닐런 보좌관은 NBC, CNN방송에 잇따라 출연한 자리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요원들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빈 라덴 은신처에서 확보한 자료들의 규모가 "작은 대학 도서관 크기라고 CIA(중앙정보국)가 우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단일 테러리스트 관련 현장에서 확보한 최대 규모의 정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져서 현장에서 확보한 컴퓨터 자료와 하드 드라이브, 이동식 드라이브 및 오디오와 비디오 파일, 문서 및 다른 자료들을 24시간 분석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빈 라덴과 같은 지도자는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알-카에다 2인자인 알-자와히리가 "빈 라덴과 같은 리더는 결코 아니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면서 "조직으로서 그들도 일종의 승계 과정을 거칠 것이지만, 빈 라덴을 사살한 것은 정말 (알-카에다에) 타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날 `알-자와히리가 알-카에다 지도자 자리를 계승할 것'으로 미국의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지만 알-자와히리의 지배력은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당국자는 "자와히리가 명백히 후계자이지만, 그가 알-카에다 내 특정 그룹에서 인기가 없다는 강력한 조짐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알-카에다 내에서 알-자와히리를 대신할 인물도 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아티야 아브드 알-라흐만과 아부 아흐야 알-리비 등 2명의 리비아 출신 인물들이 있다면서 "아티야와 아부 아흐야가 알-자와히리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루머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닐런 보좌관은 파키스탄 정부나 군부 지도자가 빈 라덴의 은신처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어떤 일이 벌어졌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많은 의문이 분명히 있다"면서 "파키스탄과 함께 이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파키스탄 당국에 의해 신병이 확보된 빈 라덴 은신처에 있던 3명의 빈 라덴 부인에 대한 접근을 원하고 있지만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파키스탄 당국에 이를 강력히 요구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앞서 빈 라덴이 최후를 맞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는 아내 3명과 12명의 자녀가 함께 살았다고 파키스탄 당국은 확인했다.

현재 빈 라덴의 부인들과 자녀는 파키스탄군에 의해 구금된 상태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