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우리나라 관세공무원 2명이 처음으로 세계관세기구(WCO)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게 된다.관세 관련 국제협약을 총괄하고 있는 WCO(세계관세기구) 내에서 우리나라의 입지가 다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세관협력기금(CCF-Korea) 운용관리자 2명을 벨기에에 있는 WCO 본부와 태국 소재 지역능력배양사무소에 각각 정식직원으로 파견했다고 2일 밝혔다.

세관협력기금은 AEO(종합인증 우수업체)제도 국제표준 확산 및 개도국 지원을 위해 관세청이 WCO에 조성한 것이다.AEO는 공인된 우수기업에게 검사율 축소 등의 통관상 혜택을 주는 것으로,상호인정협정(MRA)이 체결되면 자국에서 공인받은 AEO 업체가 상대국에서도 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

WCO 본부에서 근무하는 기금 관리자는 AEO 표준개발 및 WCO 177개 회원국 상호간 ‘AEO MRA’ 체결 확산 업무 등을 맡게 된다.태국 사무소 근무자는 개발도상국의 AEO 도입 촉진 업무 등을 담당한다.

관세청은 WCO 정식직원 파견으로 △상품·원산지 분류 △국제관세협약 개발 △관세 징수 △안전무역 △지식재산권 보호 등 대부분의 관세 관련 국제협약을 결정하는 WCO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은 지난해 수출 실적 세계 7위 및 무역규모 세계 9위를 달성하는 등 무역강국의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WCO 정식직원이 1명도 없어 각종 관세 관련 국제협의에서 국익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그동안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WCO 본부에서 근무해온 한국 공무원은 관세관(외교부 소속) 파견관(관세청 소속) 각 1명씩이며 정식직원이 아닌 단순 파견직 신분에 머물렀다.

이에 관세청은 최근 WCO 전체 기금의 1.9%를 분담하는 한국이 1명의 정식직원도 배정 받지 못한 것에 이의를 제기했고 올해 100만달러를 출연해 조성한 세관협력 기금의 운영을 직접 맡을 관세공무원 2명을 정식직원으로 파견하는데 합의했다.

윤영선 관세청장은 “WCO 정식직원 파견은 세계 관세행정 선도국가로의 도약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세관협력 기금을 본격적으로 운용해 AEO제도의 국제적 확산을 도모하고 안전무역과 교역 원활화를 통한 국내 기업들의 해외통관 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