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변 5개 유도정비구역 중 사업 추진이 가장 빠른 광진구 내 구의 · 자양구역.이달 말 '유도정비구역 지정 · 정비 계획안' 주민설명회에 이어 5,6월 계획안이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에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 등의 호재가 겹쳐 광진구 집값은 올 들어 25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올랐다. 그러나 구의 · 자양구역 일부 지역은 한 달 새 3.3㎡당 200만~300만원씩 떨어졌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구역에서 빠지거나 존치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속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계획 이달 말 '윤곽'

8일 광진구청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5개 유도정비구역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빨라 관심을 끌고 있는 구의 · 자양구역 계획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오는 24일께 열릴 전망이다.

김해성 광진구 도시디자인과장은 "서울시 유도정비구역 발전구상안과 구청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시설 및 기반시설 비중,건축물 높이,용적률,주택수 등이 담긴 계획안을 만들고 있다"며 "주민설명회와 서울시 협의를 거쳐 5,6월께 최종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축 다세대 · 다가구가 많은 지역은 향후 개발을 위해 남겨두는 존치구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정동 닮은꼴 되나" 우려

현지 중개업자들은 존치구역이 전체 사업부지의 1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역에서 제외되는 곳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양2동 우리공인 관계자는 "사업지역이 대폭 축소된 합정전략정비구역과 닮은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재개발 지분 25㎡짜리는 3.3㎡당 3500만~3800만원이지만 제외 소문이 나돈 곳은 최근 200만~300만원씩 떨어졌다. 아파트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로 신축 건물이 늘어나면서 노후도가 개선돼 사업구역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설이 적지 않았던 곳들이다.

구역 제외가 현실로 나타나면 가격 하락세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자양4동 명문공인 김억재 대표는 "자양동 전체로는 지금 투자하면 상투 잡는다는 분위기 탓에 전반적으로 약세인 데다 거래도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2300만~2400만원 하던 109㎡ 안팎 단독주택도 2000만원 안팎으로 낮아졌다. 불안감이 확산되자 2009년 서울시의 유도정비구역 발표 이후 들어온 투자자들은 차익을 거의 붙이지 않고 다시 매물로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2년 전 2300만원에 지분을 구입한 한 투자자가 최근 2500만원에 내놓았는데 팔리지 않아 손절매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광진구 전체 집값은 강세

한강변 구의 · 자양구역 초고층 개발을 재료로 광진구 집값은 올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주택매매가격종합지수는 작년 말 대비 평균 0.6% 상승했지만 광진구는 2.3% 뛰었다. 서울 25개구는 물론 경기 ·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에서도 가장 집값이 많이 올랐다.

자양동 8차현대홈타운 전용 80㎡ 16층은 지난달 22일 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과 12월 비슷한 층수가 5억85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55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광장동 현대5차 전용 59㎡(13층)는 1월 11층이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25일에는 5억원에 팔렸다.

☞ 유도정비구역

한강변 초고층 개발구역 중 하나로 2009년 1월 지정됐다. 서울시는 우선 개발 대상인 여의도ㆍ압구정ㆍ성수ㆍ합정ㆍ이촌은 전략정비구역으로,중ㆍ장기 개발 대상인 반포ㆍ망원ㆍ자양ㆍ당산ㆍ잠실은 유도정비구역으로 각각 지정했다.

장규호/박한신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