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계이 최대 로비단체인 상공회의소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계에 우호적인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은 환영하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업적으로 내세우는 건강보험개혁법은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상의의 톰 도너휴 회장은 11일 워싱턴D.C. 상의 본부에서 행한 연두 연설을 통해 연방하원에서 공화당이 계획한 건보 개혁법 철폐를 위한 표결이 모든 미국민에게 건보개혁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건보개혁법이 철폐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이번 주중으로 건보개혁법 철폐를 위한 표결을 할 예정이었으나 애리조나주 총기난사 사건으로 연기된 상태다.

도너휴 회장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의 결과와 감세조치의 연장,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쟁점 타결, 백악관의 친시장적인 행보 등은 그동안 재계가 당면한 우려들을 일부 불식시켰지만 기업과 금융계, 투자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면서 건보개혁법을 비롯해 기업의 창의적인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들이 제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더블 딥'(이중침체)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 회복되고 있으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회의 비준을 기다리는 FTA의 조속한 처리와 함께 교역상대국들의 시장개방을 촉구하면서도 "교역상대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이 해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도너휴 회장은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면서 상의가 적자감축을 위한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삭감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의는 오바마 행정부의 개혁입법 노력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취하는 한편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공화당을 위해 선거자금을 대거 모금, 공화당 후보 지원과 함께 민주당 후보 낙선 운동을 벌임으로써 백악관과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중간선거 이후 백악관이 재계를 상대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비서진 교체를 통해 친 시장적인 인물들을 대거 기용한 점 때문에 양측간 관계는 다시 화해무드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7일 도너휴 회장을 비롯한 상의 대표들과 회동, 경기회복과 고용창출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