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최상위포럼 개최 매우 고무적"
"한국의 'G20 국제금융망 역점' 적극 지지"

"세계는 지금 한국을 기술혁신과 성장동력이 잘 어우러진, 제대로 된 개방사회의 모델로 보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이 세계 경제협력을 위한 최상위포럼을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국 국가수반 자격으로 참석하는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49)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이 G8 비회원국으로는 처음 개최하는 G20 서울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몇달 전 개최된 장관급 회의에서 한국정부의 리더십을 확인했다면서 성공적인 회의 개최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중하고 실무적인 업무 스타일로 잘 알려진 사파테로 총리는 "스페인은 한국을 매우 중요한 동반자로 인식하며 이번 기회가 미래의 양국 협력에 중요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양국간 정치 분야는 물론 경제, 문화 분야의 교류 확대를 희망했다.

다음은 사파테로 총리와의 일문일답.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이었는데 세계 금융위기 대처와 기후변화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공조를 확대할 구체적인 복안이 있나.

▲세계 금융위기가 이제 거의 회복된 모습이다.

10년이나 걸렸던 1929년 금융위기 상황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런 차이를 보이게 된 주원인 중 하나는 바로 보호무역주의를 지양하는 등 전 세계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잘 이행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유럽연합의 순회의장국으로서, 회원국들이 2008년 가을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당시 각국 경제정책의 구조적 조정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해왔다.

한국이 이번 G20에서 국제금융망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스페인은 이를 적극 지지한다.

스페인은 외교관계에 있어 한국을 매우 중요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양국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희망한다.

스페인은 G20을 통해 무역, 국제금융망 및 기후변화와 같은 사안들에서 더욱 진전된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해온 한국과 적극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해왔다.

이번 기회가 미래의 양국 협력에 중요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 담겨 있는 의미가 무엇이라고 보나.

▲이번 회의는 G8 비회원국이 개최하는 첫 회의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 세계경제무대에서 갈수록 커지는 아시아의 위상과 한국이 세계경제 협력을 위한 최상위포럼을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몇달 전 개최된 장관급 회의에서 한국정부의 리더십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이번 회의를 매우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으로 확신한다.

--G20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어떤 협의체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나.

▲회원국이 갖는 경제적 파워와 다루는 의제의 중요도를 감안할 때 G20은 세계화를 이끌어갈 국제기구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는 각국의 경제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G20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울러 전 세계가 세계화에 더욱 질서정연하고 평등하며 협력적인 방법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

--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되면 한국과 EU, 한국과 스페인의 경제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FTA 발효로 스페인 경제에 어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먼저 스페인이 EU 순번의장국일 당시 우리가 한-EU FTA 협정 체결에 박차를 가하고자 노력한 끝에 지난 10월 협정 체결을 이뤄냈다.

우리가 EU 의장국으로 활동하는 동안 한국이 유럽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도록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다.

내년 7월 발효될 한-EU FTA를 통해 EU와 한국간 무역은 향후 20년간 2배로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에게 한국 시장은 매우 매력적이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한국경제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스페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들과 관련해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 역시 잘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분야들에서 양국이 더욱 긴밀한 공조를 하길 기대한다.

--그동안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EU의 파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또 북핵문제 진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EU는 아시아의 파트너들처럼 한반도 내 평화와 안정유지가 비단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다른 국가들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천안함 사태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EU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을 적극 지지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따라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보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스페인 정부는 그동안 외교채널을 통해 중남미 공동진출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양국의 중남미 공동진출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고 그 기대효과는 무엇이라고 보나.

▲스페인 정부는 한국과 스페인 기업들이 제3국 시장에서 함께 공조할 기회가 많다고 확신한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한국의 입지와, 중남미 시장에서의 스페인의 입지는 상호보완적이며, 따라서 양국은 산업협력협정들을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페인과 한국은 지난 9월 서울에서 개최된 양국 기업간 비즈니스회의에서 제3국 시장에서의 기업공조를 논의한 바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스페인에도 제3국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분야를 창출하고 필요한 기술개발, 시장 정보공유 및 연락망 구축과 같은 일들을 이행할 대기업들이 있다.

이미 양국의 몇몇 기업들은 에너지, 정유 및 건설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한-스페인 수교 60주년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은 스페인 정부에 양국간의 우호협력 관계를 증진시키자는 의지를 표명했다.

향후 양국 협력관계를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있나.

특히 경제협력 강화와 문화교류 증진을 위한 구체적은 방안이 있다면.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시점에 수교 60주년을 맞았다.

양국간 정치적 관계는 역사적이라 평가할 만하다.

두 나라는 민주주의, 인권보호 및 증진,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처하기 위한 다자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한다.

또 항구적 평화정착, 개발, 모든 이에게 일자리와 부를 창출해 줄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균형잡힌 성장이라는 목표를 공유한다.

우리는 양국 정치적 관계를 계속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대한민국 정부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한-스페인 수교 60주년이 양국간 협력분야를 재생에너지와 같은 상호 관심분야로 확대시키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재생에너지 분야는 한국 정부가 "녹색 성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 성장전략으로 삼고 싶어하는 분야인데, 스페인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다.

한국 국민의 스페인어와 스페인 문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잘 안다.

스페인 내에서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07년 스페인에서 "한국 문화의 해"가 지정됐는데 올해 한국에서는 스페인 예술, 건축, 무용 등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는 서울에 '세르반테스 문화원'을 개설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또 양국간 문화협력이 진행됐는데 경희대에 있는 '세르반테스 강의실'이 그것이다.

양국 시민사회 관계도 매우 긴밀하다.

올 초 코르도바에서 개최된 '제6차 한-스페인 포럼'과 같은 여러 다이내믹한 채널이 있다.

--국제무대에서 스페인 정부가 한국으로부터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최근 몇십년간 한국은 많은 발전을 이뤘고,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이르렀다.

올해 대한민국이 G-20 의장국이 된 것, G-20 정상회의의 서울 개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세계는 지금 한국에 대해 기술혁신과 새로운 성장동력이 사회변화, 교육시스템, 스포츠 분야의 발전과 잘 어우러진 제대로 된 개방사회의 모델로 보고 있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8년 김형오 국회의장이 한-스페인 수교 60주년을 맞아 후안 카를로스 국왕의 한국 방문을 초청했는데 카를로스 국왕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나.

▲카를로스 국왕께서는 한국방문 초청에 큰 관심이 있다.

국왕의 한국 방문은 빠른 시일 내에 성사될 것이다.

아마도 몇달 안에 국왕의 한국 방문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이 국왕이 원하는 바다.

다른 스페인 총리의 방한 때도 그랬듯이 카를로스 국왕의 한국 방문은 양국간 관계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21세기는 아시아가 주인공이다.

한국은 스페인 정부의 대아시아 정책에서 중심이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스페인은 양국간의 관계를 더욱더 발전시키고 강화하고자 한다.

지리적인 제한 요인에도 양국이 협력하고 있는 분야는 많다.

스페인은 양국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들간의 교류도 더욱 활발해졌으면 한다.

(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