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의 신상훈 사장을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전격 고소하면서 촉발된 `신한사태'는 두 달 가까이 국내 금융권뿐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은행장이 모회사인 지주회사의 사장을 고소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기도 했지만 그 충격파가 오래갔던 것은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1982년 설립된 신한은행이 모태이며 신한은행의 설립 주역은 재일동포들이다.

재일동포들은 일본 현지에서 여러 규제로 사업 확장이 어렵자 1977년 재일한국인 본국투자협회를 설립했고, 이 협회는 같은 해 7월 한국에서 자본금 5억원으로 단기금융회사인 제일투자금융을 세웠다.

이후 1981년 은행 설립 인가를 받은 뒤 1982년 신한은행을 창립했다.

신한은행 설립 당시 재일동포들이 고국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가방에 현찰을 넣은 채 대한해협을 건너와 거액을 출자한 일화는 유명하다.

은행 출범 당시 점포 3개로 시작했지만 1998년 동화은행을 인수하고 2001년 9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덩치를 키웠다.

2002년 굿모닝증권을 인수한데 이어 2003년 조흥은행, 2006년 LG카드를 잇따라 품에 안으면서 자산 규모 310조원(3분기 기준), 직원수 1만7천587명의 대형 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

자산규모로만 보면 우리금융(332조3천억원), KB금융(329조7천억원)에 이어 3위이다.

신한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당기순이익 `2조원 클럽'에 복귀하는 저력을 보였다.

5천여명에 달하는 재일동포 주주들이 신한금융 지분을 17%가량 보유한 최대 주주그룹이다.

BNP파리바은행이 6.35%로 단일 최대주주이며 우리사주조합(4.82%), 국민연금공단(4.45%), 씨티은행(3.08%) 등이 지분을 골고루 갖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배구조와 사내 문화 등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꼽혀왔다.

신한금융의 이사회는 12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고 이사회운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6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도 분리돼 있다.

유례없는 '최장수 CEO'의 장기 집권도 신한금융을 대표하는 특징 가운데 하나였다.

라응찬 회장은 1991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이래 3연임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4연임을 달성함으로써 2001년 신한금융 출범 이후 줄곧 회장을 맡아왔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최현석 기자 fusionjc@yna.co.kr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