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민감형 ‘원자재 삼형제’ 금, 원유, 구리가격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금값은 온스당 1347달러대로 14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WTI 선물가는 배럴당 83.23달러로 5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구리는 장중 한때 8326달러로 2008월 7월 중순 이후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 금-원유-구리, 달러약세와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으로 ↑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1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7.4달러 오른 온스당 1347달러70센트로 14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12월 인도분은 장중 한때 135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미국 달러화 약세가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고용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유동성 공급 전망에 더욱 힘이 실렸다.

미 민간 고용조사업체 ADP 인플로이어서비스는 9월 민간고용이 3만9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민간부문의 일자리 수 감소는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유로화대비 달러화는 8개월만에 최저치, 엔화대비 달러화는 1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이는 유가는 달러화 약세에 따라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선물가는 전일보다 0.41달러(0.5%) 오른 배럴당 83.2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는 배럴당 85.06달러,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80.15달러로 각각 0.22달러(0.26%), 0.06달러(0.07%) 상승했다.

구리가격도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에 따라 오름세를 지속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은 83달러(1.02%) 오른 톤당 82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구리는 장중 한때 8326달러로2008년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원자재 삼형제’의 상승세, 올 4분기까지 이어질 듯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원자재 삼형제’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 원유, 구리가격은 올 4분기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08년과 2009년 사이 금값이 반등하고 바닥을 확인한 구리가격이 상승, 그 뒤 유가가 오름세를 탄 흐름이 올해도 비슷하게 연출되고 있다는 것.

조 연구원은 “올해도 금값이 오르는 가운데 남유럽 이슈가 터질 때 구리가가 상승을 시도했다. 또 연중 횡보하던 유가는 9월 중순부터 뛰기 시작했다”며 “4분기는 이 오름세가 겹치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이머징마켓의 경기 상승이 예상되는 것도 이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들의 약진은 금과 원유 가격을 상승시키고 이머징마켓의 경기가 살아나면 산업 관련 원자재인 구리가가 오른다는 설명이다.

◆ 금-구리 투자는 신중, 유가는 상대적으로 탄력적일 것
조 연구원은 “4분기 유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은 상승기간이 길었고 이미 수차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장신구 등의 실물 수요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투기적 자금이 몰려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차익실현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리 또한 7월 1일 이후 30%나 올랐다. 앞으로도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가 강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격히 오른 만큼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다.

이에 신성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숨고르기를 했다 다시 오르는 추세”라며 “풍부한 유동성으로 투자자금이 원유시장에 몰리는 모습이지만 미 원유재고가 예전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인턴기자 ji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