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금융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서라도 마라톤 완주에 꼭 성공하겠습니다. "

홍성표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위원장(사진)은 이달 초부터 매일 20~30㎞가량을 뛰고 있다. 매주 화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전에는 28명의 신복위 임직원들도 홍 위원장과 함께 달린다.

홍 위원장이 이처럼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단순히 건강 증진을 위해서가 아니다. 오는 10월 열리는 한 마라톤 대회에서 42.195㎞의 풀코스 완주에 성공할 경우 지인이나 기업들로부터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받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서다. 1계좌당 기부금도 마라톤 풀코스 거리를 따 4만2195원으로 정했다. 이렇게 모여진 기부금은 신복위가 신용회복자들에게 빌려주는 소액 생활자금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신복위는 현재 개인 및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과 무이자 차입금으로 745억원의 기금을 조성,소액금융을 실시 중이다. 그러나 자금 수요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가용 재원이 75억원으로 급감,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기금 확충을 고민하던 홍 위원장이 결국 마라톤 기부 캠페인이란 독특한 모금 방식을 생각해낸 것.실제 그는 서울보증보험 임원 시절 마라톤 풀코스를 4시간21분에 완주,지인으로부터 1100만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홍 위원장은 "참여자가 많을수록 기부액도 늘어나기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너도나도 손을 들었지만 체력과 나이 등을 감안,최종 29명만 캠페인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며 "대회가 2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비장한 각오로 몸을 단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