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방송 "11일 프라하서 새 조약 체결할 듯"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의 만료를 하루 앞둔 4일 협정 시한을 이를 대체할 새 협정이 타결될 때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로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전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스위스에서 진행중인 START 후속협상과 관련, "앞으로 24시간 계속해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남아 있는 모든 현안이 24시간내에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속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면서 "새 협정은 군축과 비확산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 사건이 될 것이며 국제 안보 강화라는 양국의 공통 목표를 확인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의 한 소식통도 이타르타스와 인터뷰에서 "양국이 협정서 작성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한이 지나고도 협상이 계속될 것이며 내주까지 협상이 열릴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측통들은 지난 10월에 이어 오는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양국 차관급 비확산ㆍ군축 실무 회의에서 후속 협정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오는 11일 체코 프라하에서 새 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다고 체코 공영 방송인 '체코 TV'가 러시아 언론의 소식통들과 외교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5일 만료되는 START-1은 옛 소련 붕괴 직전인 1991년 체결된 것으로, 전략핵무기를 대폭 감축하는 내용이다.

미.러 양국 정상은 지난 7월 모스크바 회담에서 새 협정 발효 후 7년 내에 양국의 핵탄두 수를 1천500~1천675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발사수단도 500~1천100개로 줄인다는 후속협정 초안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후 양국 군축 협상단이 시한 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근 핵탄두 운반 수단의 감축 규모, 러시아 내 미사일 시설에 대한 미국의 감시 허용 여부 및 방식 등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한 내 협정 서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양국에서 계속 흘러나왔다.

(워싱턴.모스크바연합뉴스) 김재홍.남현호 특파원 jaehong@yna.co.kr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