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이 철수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은 28일 타다 남은 타이어 더미와 찌그러진 작업용 선반, 깨진 유리병 등이 나뒹구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특히 노조와 경비용역업체가 대치와 충돌을 반복했던 도장공장 출입로에는 노조가 바닥에 뿌려놓은 엔진오일 등 인화물질 2천여ℓ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쇠파이프 수백개와 볼트, 드럼통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어 격렬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케 했다.

또 공장 한쪽에는 타다 남은 폐타이어가 시커먼 연기를 내뿜고 있었고 시위용 플래카드 등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공장 안에 남아있는 노조원과 가족, 민주노총 관계자 1천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공장 안 정리에 나섰다.

사측 임직원들이 숙소로 사용했던 천막과 장판 등은 철거됐고, '옥쇄파업 중단' 등이 적힌 회사측 피켓은 쓰레기를 모으는 청소도구로 사용됐다.

오후 들어 공장 내부가 정리되며 예전 모습을 되찾고 있지만 노조가 사측 진입을 막으며 뿌린 오물 냄새가 진동을 하고,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어 복구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가 철거되며 다시 열린 정문으로 노조원의 가족과 지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고 곳곳에서 가족들이 상봉해 식사를 함께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부 노조원들은 공장 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노조는 다시 외부인의 공장 출입을 통제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이창근 노조 기획부장은 "28일은 공장 안 정리와 부상자 치료, 가족들과의 만남 등을 하며 조용히 보낼 계획"이라며 "사측의 폭력도발로 노조원 6명이 병원으로 후송됐고 60여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평택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