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완공 시점을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조선 시황 침체에 따라 시설투자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서해안 선박건조 시대'를 열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군산조선소 완공 시점을 이달 중순에서 내년 2월로 미뤘다. 오는 9월 도크 건설을 마치고 내년 2월 안벽 공사를 끝내기로 계획을 바꿨다. 이 회사는 당초 이달 말까지 군산조선소 도크와 안벽 건설 공사를 마무리짓기로 했었다.

총 1조원을 들이는 군산조선소 건설 공사에는 이미 7000억원가량을 투입했고 나머지 3000억원은 추가 조달해 투자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 선박 수주가 끊겨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지 않은 상태여서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완공 시점은 연기됐지만 투자 방침과 이미 수주한 선박의 건조 일정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의 두 번째 생산기지인 군산조선소는 작년 5월 착공됐다. 180만㎡의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인 도크(700m×115m)를 건설 중이다. 이달 중순께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1600t급 크레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초까지 안벽(690m×250m,6척 계류)도 갖춘다. 이미 33척의 선박을 수주해 2011년까지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군산 국가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풍력발전 설비공장(연간 600㎿ 규모)과 충북 음성의 태양광 2공장의 투자 속도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이 회사는 작년 말 경북 온산 일대 40만㎡의 부지에 해양플랜트 공장 신설을 계획했으나,이를 유보했다. 현대미포조선도 울산 블록공장 투자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