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부패 관리를 소재로 한 TV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부패와의 전쟁 일환으로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를 전 공산당원들이 보도록 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1600만위안(약 35억2000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받은 베이징시 저우량뤄 전 하이뎬구 당서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뇌물을 받은 그의 부인과 정부(情婦),뇌물을 갖다 바친 부동산개발업자들도 등장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대부분의 뇌물 수수가 부동산개발 프로젝트 승인과 토지 확보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고발하고 있다. 한 부동산개발업체는 2003년 3주 동안 저우 전 당서기의 은행계좌에 매일 40만위안(8800만원)을 입금했다. 저우 전 당서기는 200만위안(4억4000만원)짜리 빌라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저우 전 당서기가 "막대한 뇌물을 받는 게 두려웠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며 "점차 뇌물 수수가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고백하는 장면도 나온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 관료들은 부패로 악명이 높다"며 "지난해에만 4만1179명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4조위안(880조원)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책이 실시되면서 부패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감찰단을 조직하는 등 부패와의 전쟁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경기부양책의 근간이 반부패 노력이라고 강조했다고 이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한편 중국 경제주간지 차이징은 전날 상하이시 고위 공직자들은 빠르면 이달 말까지 부동산 재산을 신고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신고 대상은 상하이시 당과 정부의 부국장급 이상 전 · 현직 고위 공직자와 국유기업 고위급 임원 등 2000여명에 달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