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S금융의 소액주주들이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안건으로 올린 감자안과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 조항 도입 등을 저지하기 위해 모임을 결성하고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다.

NHS금융 소액주주모임은 19일 "경영진이 비상식적인 무상감자를 추진하고 있어 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뜻이 맞는 주주들을 모아 감자안을 부결시키겠다"고 밝혔다. NHS금융은 지난 11일 액면가 500원짜리 보통주 15주를 1주로 병합하는 93.3% 감자를 결의했다.

주주모임이 특히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감자안이 임주주총회에서 다뤄지지 않고,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오른 것이다. 이 경우 작년 12월말 기준으로 주주명부가 확정돼 올 들어 주식을 산 주주는 큰 피해를 볼수밖에 없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주주모임측은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거래된 주식수가 상장주식수의 두 배인 6800만주에 달하는 것으로 비춰 볼 때 주주 구성이 상당수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올해 주식을 산 주주는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를 못 할 뿐만 아니라 주가하락에 따른 피해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자 이유도 불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주주모임측은 "자본 잠식이나 관리종목 지정 등의 사유로 긴급하게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시점에 감자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경영진을 비난했다.

주주모임을 주도하는 법무법인 다울의 서정옥 변호사는 "소액주주 위임장을 30%까지 모아 감자를 저지하는게 목표"라며 "회사측이 사정이 어려우니 감자를 한다는 식의 논리를 제시하기 보다는 미래 비전을 내놓고 주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주주모임은 주주총회에 대비한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오는 20일 서울 대치동에서 주주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주주모임은 또 감자 부결 이외에 적대적 M&A(인수ㆍ합병)을 어렵게 하는 황금낙하산 조항 도입도 반대하기로 했다. NHS금융은 적대적 M&A로 경영권이 바뀔 경우 대표이사에게는 30억원, 일반이사에게는 20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넣을 예정이다.

NHS금융은 오는 3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별관 2층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감자안과 경영진 선임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