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남서부의 한 실업계 중등학교(레알 슐레)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범인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사망했다.

'팀 K'로만 알려진 17세의 범인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 빈덴넨에 위치한 알베르트빌레(Albertville) 중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도주했으며 약 40㎞ 떨어진 곳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했다고 경찰 소식통이 AFP 통신이 전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헤리베르트 레흐 내무장관은 이번 사고로 학생 9명, 교사 3명, 일반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뉴스 전문 N-TV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이 학교 출신인 범인이 전투복을 착용한 채 교내에 진입해 "무차별적으로" 자동권총을 난사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은 총격사건이 발생하자 공포에 휩싸여 건물 창문으로 뛰어내리기도 했으며 사건 후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찾기 위해 학교로 몰려들었다.

경찰이 출입을 봉쇄한 이 학교에는 약 1천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사고가 나자 경찰특공대는 헬기와 탐색견을 동원해 범인 추격에 나서는 한편 범인의 부모 집에서 총기 18정을 찾아냈다.

독일 언론들은 도주하던 범인이 한 남성을 납치한 뒤 고속도로로 가기 위해 그가 타고 있던 폴크스바겐 샤란 승용차를 몰고 경찰 저지선으로 돌진했으며 이후 인근 쇼핑센터의 주차장에서 자살했다고 전했다.

라이너 쾰러 경찰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범인이 자살했는지, 아니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는지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사망한 일반인 3명중 1명은 총기난사 사건이 난 학교 인근 병원의 직원이며 다른 2명은 경찰과 범인 간의 총격전 때 근처에 있던 행인들이다.

이밖에 총격전 과정에서 경찰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독일에서 2002년 이후 최악의 학교 총기사고가 발생한 빈덴넨은 슈투트가르트에서 북동쪽으로 약 25㎞ 떨어진 소도시로 인구는 2만7천명이다.

2002년 4월 튀링겐주 에르푸르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19세 소년이 총기를 난사, 교사 13명을 포함해 모두 19명이 목숨을 잃었고 2006년에는 독일 서부 엠스데텐에서 소총과 폭탄으로 무장한 범인이 유혈난동을 부리면서 11명을 다치게 한 뒤 자살했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오후 4시 별도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