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명동,한 저가 화장품 매장이 일본 관광객들로 그득하다.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나온 일본 관광객들은 매장 앞에 세워진 한류스타 배용준의 대형 브로마이드 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어댄다. 이는 일본 관광객들의 쇼핑명소가 된 브랜드숍 화장품 '더페이스샵' 명동 1,2호점에서 매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엔화 강세로 일본 관광객들이 몰려 명동 일대의 더페이스샵ㆍ스킨푸드ㆍ미샤 등 저가 화장품 매장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중 가장 잘나가는 곳이 더페이스샵이다. 일본 인기 연예인 잇코가 현지 TV에서 소개해준 데다 광고모델 배용준 효과에 힘입어 더페이스샵 명동점은 지난달 매출이 1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 폭증했다.

화장품시장에서 더페이스샵이 불황 속에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2003년 말 설립돼 4년째 국내 브랜드숍 화장품 1위를 질주하는 더페이스샵은 올해 전국 600여개 매장에서 2380억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작년보다 13% 늘어난 것이며 매장수와 매출 모두 2,3위 브랜드(스킨푸드,미샤)의 두 배 수준이다.

올 들어 미국 월그린스(6000여개 점포),대만 왓슨스(400여개 점포)에 입점하는 등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설립 5년밖에 안된 업체가 단기간 초고속 성장을 이룬 저력은 무엇일까.

더페이샵의 강점은 △낮은 가격 대비 고품질 △다양한 고객층 △폭넓은 유통채널 △창의적 마케팅(자연주의 컨셉트) 등으로 요약된다.


600여개 매장의 하루 방문 고객이 7만~8만명에 달한다. 이는 로드숍(가두점),지하철매장,대형마트 등 다양한 유통망이 있고 고객층도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기에 가능하다. 다른 저가 화장품의 주고객이 10~20대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송기룡 더페이스샵 대표(61)는 "600여개 매장마다 고객 정보를 분석해 800가지 제품을 지역ㆍ점포별로 다르게 배치해 고객층을 폭넓게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페이스샵은 따라할 만한 벤치마킹 대상이 없다. 스스로 만들어낸 마케팅 전략이 방문판매 없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에 이어 화장품업계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비결이기도 하다. 제품 성분(꽃 곡물 식물 등)부터 매장 인테리어까지 '자연주의' 컨셉트를 비롯 지하철 매장 확대,일본 중국에서의 한류 마케팅 등이 그 사례다. 품질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면서도 주요 제품 가격은 3000~1만2000원으로 변동이 없다. 거품을 뺐다는 얘기다.

송 대표는 "최근 2만~3만원대 고가(?) 신제품을 내놨더니 은근슬쩍 가격을 올리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공격을 받았다"며 "다양한 고객층을 수용하기 위해 구색을 맞추고 있는 것일 뿐 스킨ㆍ로션 가격은 5년째 그대로"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