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약발 미미…한때 900선 붕괴

올해 12번째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지수가 장 막판 연기금의 대규모 매수에 힘입어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파격적인 금리 인하에도 장중 900선이 붕괴하는 등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0포인트(0.82%) 오른 946.45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지수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966.41까지 반등했으나 개인의 매도세가 커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서 순식간에 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정오에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의 급락으로 프로그램 매도 호가가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올해 들어 12번째로 발동하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줄이며 900선을 회복한 후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락세에 다시 892.16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장 후반 연기금을 통해 5천억원이 넘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900선을 밑돈 것은 2005년 1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액은 5천397억원으로 역대 다섯 번째 규모였고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는 6천26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천546억원, 3천186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를 위주로 48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업종인 은행(3.70%)과 건설(1.16%)을 비롯해 전기가스(9.70%), 전기.전자(5.27%), 철강.금속(4.48%) 등이 상승했지만 의약품(-8.50%), 비금속광물(-8.65%), 유통(-8.61%)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선 삼성전자(7.48%), POSCO(8.68%), 한국전력(10.65%), 신한지주(5.42%), KB금융(8.70%) 등이 올랐지만 SK텔레콤(-3.60%)과 KT&G(-2.98%) 등은 내렸다.

대형IT주인 LG디스플레이(2.10%)와 LG전자(6.52%)는 올랐으나 하이닉스(-8.25%)는 내렸다.

현대차(10.49%)와 기아차(7.60%)가 실적 호조 기대에 강세를 보였지만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15.00%)와 계열사인 한화석화(-15.00%)는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상한가 7개 종목을 포함해 164개 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207개를 비롯해 710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5억4천67만주, 거래대금은 5조8천719억원을 기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은행채 매입 규모가 시장 기대에 비해 작았던 것이 금리 인하의 효과를 반감시켰지만 장 막판 연기금의 대규모 매수로 반등에는 성공했다"며 "향후 연기금의 매수세 지속과 금리의 하향 안정 여부가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