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참석 `미정'..해외 경영수업 첫 발 떼나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에 맞춰 중국행(行) 비행기를 탄다.

그러나 이 전무는 오는 8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오는 5일 저녁 베이징 현지에서 열리는 삼성올림픽홍보관(OR@S) 개관식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일 "이 전무가 중국에 간다는 것은 일단 확정된 상태"라며 "개막식 하루나 이틀 전에 중국으로 출발할 것인지, 아니면 당일에 갈 것인지 등 세부적인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무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신분인 이건희 전 회장과 달리 이 전무는 공식 후원사의 전무라는 것 외에는 올림픽과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에 개막식 참석 여부가 특별한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 전무는 베이징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삼성올림픽홍보관 개관식에 불참하기로 했고, 이 행사는 삼성전자 CEO인 이윤우 부회장을 중심으로 다른 임직원들만 참석할 예정이다.

이 전무의 이번 중국행은 올림픽 개막식 참석 여부 등과 무관하게,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을 후계자로서 해외 경영수업에 나서는 첫 걸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전무는 지난 4월말 삼성그룹의 경영 쇄신안 발표 때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과 관련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삼성전자의 최고 고객책임자(CCO) 직책에서 물러났고, `백의종군' 상태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지역 신흥시장과 베트남을 돌며 직접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 전무가 중국행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된 것은 이른바 `삼성사건' 1심 재판에서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과 직결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옴으로써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이 전무가 중국 방문 기간 현지의 사업장과 올림픽 마케팅 현장을 돌며 임직원들과 함께 `발로 뛰는' 활동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