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석 "美가 선물 준 것" 발언에 유회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는 1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착수했으나 첫날부터 회의가 유회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야 4당 의원들은 오후 질의 도중 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선물을 줬다고 한다면 미국이 우리에게 준 것"이라고 발언한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간 설전이 벌어졌다.

최병국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이 민 정책관의 사과를 요구하자 "소신을 갖고 답변한 것 아니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제지했고,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도 "한국이 선물을 줬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아니라고 한 것일 뿐, 국회의원 모독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등 정상적 회의 진행이 어려워지자 오후 4시40분께 정회를 선언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회 후 기자회견을 갖고 민 정책관의 발언을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치욕적인 망언'으로 규정한 뒤 "졸속 협상 당사자의 이 같은 망언은 특위 진행 여부를 좌우할 중대한 사태"라면서 "민 정책관의 발언이 이명박 정부의 입장인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병국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민 정책관을 방조한 태도를 규탄한다"고 공식사과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관보고에서 노무현 정부의 책임도 조목조목 밝혀짐에 따라 더이상 얻을 게 없고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회의를 거부한 것으로 본다"고 회의장 복귀를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는 무효"라며 본회의 의결을 거쳐 농식품부 및 보건복지부 기관보고일을 추가 지정하거나 7일 총리실 및 외교통상부 기관보고 시간을 늘려 농식품부 및 보건복지부 기관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민노당은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이 "광우병이 혈액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는 강기갑 의원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김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안용수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