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국민들은 21일 이라크를 찾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에 대해 대체로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 전역의 주민들을 무작위로 골라 인터뷰를 한 결과 오바마가 이라크인들사이에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보다 인기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16개월안에 이라크에 주둔중인 모든 전투병력을 철수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건 데 대한 이라크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를 엿볼 수 있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통신은 특히 흑인인 오바마가 이라크인의 고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라크인들의 입장도 널리 퍼져 있다고 전했다.

시아파 도시인 바스라시의 사무직원 무스타파 살레 씨는 "오바마를 지지한다"며 "오바마가 이라크와 전 세계를 위해 최선이라고 본다.

매케인이 당선된다면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 키르쿠크의 히샴 파드힐 씨는 "그가 흑인이며 흑인은 미국에서 학대를 받았기 때문에 오바마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며 "그가 우리의 고통에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선거 감시단 교육을 받으러 최근 미국에 갔었다는 카미란 모하메드 씨는 "미국에 있을 때 민주당이 더 평화적이고 전쟁을 피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오바마가 이라크에 더 나은 후보라고 말했다.

앞서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19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미군 철수를 약속한 오바마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미 백악관과 이라크 정부가 "통역상 문제가 있었다"며 부랴부랴 정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었다.

그러나 오바마의 미군 철수 공약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미군 철수 공약이 때늦은 감이 있다는 주장과 이라크군이 아직 자체적으로 치안을 유지하기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오바마의 철수 공약을 반대하는 의견이 엇갈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물론 미국 대선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이라크인도 있었다.

바스라의 교사로 일하는 압둘마흐디 하디 씨는 "나에겐 당장 전기를 충분히 공급받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어떤 후보가 되더라도 이라크의 상황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