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접전을 계속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재산 규모에서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단연 앞서는 것으로 4일 나타났다.

힐러리가 이날 웹사이트를 공개한 재산내역에 따르면 2000년 백악관을 나온 이후 지난해까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벌어들인 부부의 수입은 무려 1억9백만달러(약 1천60억원)에 달했다.

오바마가 앞서 2000-2006년 부부 합산 소득이 380만달러라고 공개한 것에 비하면 힐러리 부부의 재산 규모는 오바마의 수 십 배에 달하는 셈이다.

2000년 1월 퇴임한 클린턴 대통령 부부의 재임 마지막해인 1999년도 수입은 42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07년 소득은 2천40만달러에 달하는 등 백악관을 나온뒤 연간 수입이 20배 이상 늘었다.

2000년 이후 8년간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강연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5천190만달러로 총 수입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고, 부부의 저서 인쇄와 계약금(클린턴 2천960만달러, 힐러리 1천50만달러), 대통령 퇴직연금(120만달러), 상원의원 급여(110만달러) 등이 주요 수입이었다.

힐러리 부부는 2000-2007년 총 소득 1억9백만달러 중 3천380만달러를 연방 세금으로 냈고, 1천30만달러를 자선단체 등에 기부했다.

미국 대선 후보들은 법률상 재산공개 의무는 없지만 오바마가 앞장서 재산내역을 밝히면서 힐러리측도 재산공개 압박을 받아왔다.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아직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오바마와 힐러리에 이어 곧 수입 내역을 밝힐 예정이다.

힐러리 부부는 대통령 퇴임 후 소득이 급증하면서 일부 재산을 조세회피 지역인 케이먼제도의 회사에 투자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아왔으나 이날 재산내역을 공개함으로써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