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통령 맞을 준비돼 있다" 답변은 63%

흑인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2세의 암살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미국 사회가 흑인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과 오피니언리서치사 등이 지난 3월26일부터 4월2일까지 미 전역에서 2천184명(흑인 1천14명, 백인 1천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미국이 `흑인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고 CNN이 3일 보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006년 12월 조사 때보다 14% 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키팅 홀랜드 CNN 여론조사팀장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부상한 게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백인 가운데 78%가 `흑인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한 반면에 흑인 중 이처럼 응답한 사람은 69%에 불과했다.

빌 시나이더 CNN 정치분석가는 "실제 삶의 경험 때문에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흑인대통령 출현에 대해 더 회의적"이라면서 "그러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흑인인 오바마가 백인 유권자로부터 압도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뒤 흑인들이 생각을 바꿔왔다"고 분석했다.

특히 흑인 대통령 탄생에 대한 여론은 흑인 여성보다 흑인 남성이, 고교이하 흑인보다 대졸이상 흑인이, 중.장년 흑인보다 젊은 흑인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고 CNN은 밝혔다.

반면에 미국 사회가 여성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는 답변은 63%에 그쳐, 흑인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됐다는 답변보다 13% 포인트나 낮았다.

한편, CBS와 뉴욕타임스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5%가 미국에서 흑백간 인종관계가 기본적으로 `좋다'고 답변, `나쁘다'는 답변(36%)보다 높았다.

지난 1992년 조사에선 응답자의 25%만이 `좋다'고 답변했고, 68%는 `나쁘다'고 응답했었다.

흑인 응답자 가운데 42%가 `좋다'고 답변한 반면, 백인의 57%가 `좋다'고 답변, 백인들이 흑인보다 인종간 관계를 낙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