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급락세를 보였던 미국 주요 금융주들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다.

뉴욕시장에서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의 1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양호한 데다 일각에서 이들에 대한 매수 추천까지 나오면서 금융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이에 힘입어 아시아 증시의 주요 금융주도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여전히 금융주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펑크지겔의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보브는 "미국 금융위기는 이제 끝났다"며 "지금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금융주를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악재들이 더 나타날 수 있겠지만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금융주 매수를 추천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혁신적이고 현명한 조치를 취해 현재의 시장 문제에 올바르게 접근했다"며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은 은행들의 실적을 호전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보브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 베어스턴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등에 '매도' 의견을 내고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해 이름을 날린 애널리스트다.

반면 씨티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청산(Great Unwind)'이 시작됐다"며 아직 변동성이 큰 미국 은행주 투자를 피할 것을 권했다.

씨티그룹 글로벌전략팀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현재 신용시장의 광범위한 대학살(bloodbath)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과 같이 레버리지(차입자금)에 기댄 국가에 대한 투자 대신 차입을 줄이고 있는 이머징마켓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 금융주들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2007년 12월~2008년 2월) 실적을 발표했던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는 각각 7.89%,15.20% 급등했다.

다음 달 실적 발표 예정인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도 10.24%,13.03% 올랐다.

21일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미즈호파이낸셜 등 아시아 금융주들도 이 같은 미국발 훈풍에 동반 상승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