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청와대 입성이 확정됨에 따라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 재직시절 '드라이브'를 걸다가 지금은 답보상태에 빠져있는 서울시의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 시절 적극적으로 밀었던 뉴타운 및 마곡지구 개발,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자립형 사립고 추가설립 등의 사업들은 부동산시장 자극 등을 우려해 중앙정부가 반대하거나 서울시 스스로가 사업추진을 꺼려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추진이 지지부진한 이들 사업이 이명박 당선자 취임 이후 탄력을 받게 되면 내년도 부동산시장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강북을 중심으로 한 뉴타운 사업이다.

뉴타운은 이명박 당선자가 강남.북 균형개발을 목표로 2002년에 처음으로 지정해 2005년까지 3차에 걸쳐 25개 지구가 지정됐다.

하지만,그 이후 추가 사업대상지 지정작업은 전면 보류된 상황이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뉴타운 사업이 강북 주거여건 개선이라는 '선의'로 추진했음에도 불구,땅값 및 주변 아파트값 급등이라는 부작용이 잇따르자 올해 초 뉴타운 사업대상지 추가지정을 전면 보류했다.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 시절에 건축허가를 내줬던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사업도 공군의 반대로 사업추진이 중단돼 있다.

인근 서울공항으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의 안전사고 가능성을 우려한 공군의 반대로 112층(555m) 초고층 건축이 사실상 무산된 제2롯데월드의 경우 롯데 측이 여전히 초고층 건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지난 8월로 예정돼 있던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승인을 별다른 이유없이 미루는 바람에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강서구 마곡지구 사업도 이 당선자 시절부터 개발구상이 본격화됐던 사업이다.

이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지지부진해져 있는 서울시의 주요 이슈들은 이 당선자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면 대부분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서울시 안팎에서는 점치고 있다.

일단 중앙정부의 반대로 추진이 불투명해진 사업들은 대부분 이 당선자의 '의중'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잠실 제2롯데월드 사업을 예로 들면 이 당선자는 이미 지난 7월 정부의 '불허'방침이 나온 이후에도 초고층 건축을 지지한 바 있다.

그는 지난 8월 한국경제신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제2롯데월드 건설은 롯데의 당초 구상이었던 112층 규모로 당연히 건립되도록 할 것"이라며 "서울시장 시절부터 초고층 빌딩의 필요성을 역설하지 않았느냐"고 밝혔다.

서울시 스스로가 부동산시장을 자극할까 우려해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뉴타운사업 역시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서울시 균형발전추진본부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신도시 개발보다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며 "조만간 뉴타운 사업예정지 지정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땅값 급등 등 단기적인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 4차 뉴타운은 보다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기/송종현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