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득표자 없는 선거구에선 17일 결선 투표
UMP 압승 의석수에 주목

프랑스의 집권 우파정당 대중운동연합(UMP)에 압승을 안길 것으로 예상되는 총선 1차 투표가 10일 본토와 해외 영토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당선자가 확정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2.5% 이상의 득표율을 거두는 후보들이 모두 2차투표에 오른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결선에서 최종 승자가 나오지만, 1차 투표 득표율에서 최종 결과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80개 이상 정당에서 7천639명의 후보가 577개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번 총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신임 대통령이 이끄는 UMP가 과반을 훨씬 웃도는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의석수로는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UMP가 과반인 289석보다 훨씬 많은 370~430석, 사회당이 기존 의석 149석 보다 오히려 적은 110~14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수아 바이루의 대선 패배 이후 분열된 중도 세력은 20~30석, 공산당은 10석 미만, 녹색당은 2~3석 확보에 그칠 것으로 보이고,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회당 등 야권은 패배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유권자에게 UMP에 너무 많은 의석을 주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집권당이 과도한 수의 의석을 차지하면 균형이 깨져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르 몽드는 예상대로 UMP의 '푸른(당 상징색) 물결'이 총선을 휩쓸 경우 위험한 권력 집중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승부가 확실하게 점쳐지는 분위기로 인해, 지난 대선 때의 선거 열기가 전혀 재연되지 않고 있다.

대선 때의 기록적인 투표율인 84%보다 훨씬 낮은 투표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회당으로서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패배의 정도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집권당의 압승 정도와 함께 총선에 출마하는 총리와 각료 중 일부가 과연 야권 후보들을 무난히 제치고, 직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가 총선에서 패한 각료는 사퇴할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량급 정치인이자 수석장관인 알랭 쥐페 환경장관이 사회당 강세 지역인 남부 지롱드의 제2선거구에서 어려움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현행 법상 총리와 각료들은 하원 의석을 보유해야 할 의무가 없지만, 피용 내각은 유권자로부터의 지지를 재확인하려는 의도로 출마 카드를 꺼냈다.

총리와 각료들은 당선될 경우, 측근을 의원 대리인으로 지명한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집권 UMP는 총선 직후인 7월 초부터 의회 특별 회기를 열어 공약 사항인 감세, 노동시장 유연화 등 개혁 입법들을 강력 추진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