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와 현대·기아차 계열 물류회사 글로비스,LG 계열 범한판토스,장금상선,우진글로벌이 러시아철도공사와 손잡고 북한 나진항을 물류 거점으로 개발키로 한 것은 해운 물류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온 우리 수출 기업에 철도 수송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 기업이 유럽으로 수출하려면 부산에서 출항해 독일 함부르크나 네덜란드 노트르담까지 배로 실어 보낸 후 컨테이너째 하역해 철도나 트럭으로 내륙으로 들어간다. 약 40일이 걸리고,비용도 1TEU(20피트 컨테이너) 기준 2000달러가 든다.

반면 부산에서 나진항까지 배로 간 후 열차로 바꾸면 모스크바까지 12일 만에 주파한다.

비용도 배를 이용할 때보다 최대 4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한국철도공사는 나진항과 철도 개·보수에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 글로비스는 현대·기아자동차 및 부품을,범한판토스는 LG 가전제품 등을 나진항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에 실어 유럽·러시아·중앙아시아로 수출할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29일 "나진 개발은 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을 위한 파일럿(시범) 사업"이라며 "나진항을 물류 거점으로 이용해 사업성이 입증되면 북한의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철도 연결 사업을 완성하는 데 좋은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3국 간 철도운영자 1차 회의를 열고 나진항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

오는 6월 중 2차 회의를 갖고 법인 설립 문제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철도성이 러시아철도공사와 나진~핫산 철도 개·보수를 위한 합영회사를 설립하고 러시아에 투자자 선정 권한을 위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