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이달, 늦어도 상반기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이 있을 전망이어서 호텔업종 중 유일한 상장사인 호텔신라의 향후 주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삼성증권은 이와 관련해 호텔신라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사업권 획득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었다.

게다가 사업권을 확득한 뒤에는 호텔신라의 내년 면세점부문 매출이 두 배 가량 뛰어오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과연 면세점이 어떤 사업이기에 이렇게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것일까?

♦ 면세점은 유통업의 ‘블루오션’

보통 ‘면세점’하면, 해외여행갈 때 이용하는 공항면세점을 떠올린다. 그러나 면세점은 공항면세점뿐 아니라 서울 시내 일부 호텔 등에서도 활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규모도 꽤 크다.

지난해 시내 면세점의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으로 파악된다. 롯데면세점, 호텔신라, 워커힐호텔, 동화면세점 등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시장규모도 9000억원에 이른다. 4개 구역으로 나뉜 인천공항 면세점은 롯데가 2개 구역을, 한국관광공사와 애경이 각각 1개 구역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즉, 시내 면세점 시장과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을 합하면 총 1조9000억원의 시장인 것.

전문가들은 면세점이 유통업계의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관세가 없기 때문에 비슷한 물건을 백화점보다 30% 정도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김병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 예약을 한 상태라면 누구나 시내 면세점을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아직도 소문이 덜 난 상태”라며 “면세점업종은 지난해 25% 이상 성장할 정도로 전망이 밝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병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국내 면세점이 일본 관광객 위주로 사업했지만 이제는 국내고객이 50% 가량으로 늘어났다”며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들이 계속 증가세고, 면세점의 제품 조달 능력도 좋아졌기 때문에 이용객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면세점에서 구매한 제품은 바로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단 인천공항 면세점 쪽으로 보내 나중에 출국하면서 찾아가야 한다. 시간적으로 급한 물건이 아니라면 백화점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으니, 소비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특히 고급 의류, 핸드백, 화장품 등 비교적 고가 제품을 팔기 때문에 30% 가량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이점이다. 향후 면세점 시장의 성장성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바로 이 같은 요인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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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렇게 ‘환상적인’ 시장에서 호텔신라의 경쟁력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국내 면세점 사업자 가운데 1위는 롯데면세점이다. 시내 면세점 시장에서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2위권으로, 지난해 면세점 사업부문에서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증권은 이번에 입찰이 예정된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호텔신라의 사업권 획득이 가능성이 75% 정도 된다며 후한 점수를 매겼다.

그 이유는 지난 2002년 인천공항이 오픈하면서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할 때, 실은 호텔신라가 당시 1위로 사업자에 선정됐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병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시 호텔신라는 인천공항에서 과연 면세점사업이 잘 될 지 확신할 수 없어 사업권을 포기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인 만큼 호텔신라의 사업권 획득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의 사업자 3곳 중 꼴찌는 애경이다. 지난해 전체 9000억원 규모였던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에서 애경의 매출은 그 중 20%인 약 1800억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만일 호텔신라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하게 되면 최소한 그 정도 이상은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 5년 동안 인천공항 면세점사업의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호텔신라가 이번에는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