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자시장에서 성인이 '빅 마우스(Big Mouth·구전효과가 큰 주 고객층)'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제과업체 '빅3'인 롯데제과와 크라운-해태제과,오리온의 과자 매출에서 1990년대까지 30 대 70을 유지하던 성인과 어린이고객 비중이 2000년대 들어 50 대 50으로 균형을 잡더니 최근엔 40 대 60으로 역전된 것.제과업체들은 18세 이상 성인들을 겨냥한 고급 과자류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어린이(3~18세)들을 위해서는 장수 인기브랜드를 리뉴얼해 내놓는 이중 전략을 펴고 있다.

해마다 출산율이 줄어들고 저가 과자의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제과업계의 전략 변경을 부추기고 있다.


◆유해 논란 피해 고급제품 개발


국내 1위 제과업체인 롯데제과의 작년 국내 매출 규모는 1조원을 조금 넘어섰다.

이 가운데 성인과자류의 매출비중은 6000여억원.

오리온도 어린이 고객이 절대적이던 스낵류에서 2001년에 처음으로 성인비중이 51.12%로 절반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성인 고객이 늘고 있다.

비스킷은 작년 말 기준으로 성인고객이 67.7%를 차지했다.

최근 제과업계의 월 매출 50억원 이상 '히트상품'은 성인층을 겨냥한 신제품에 집중되고 있다.

2000년 출시된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껌은 껌시장에서 성인용이 어린이용 껌 판매를 추월하는 기폭제가 됐다.

직장여성과 대학생을 겨냥해 작년 8월 선보인 롯데제과의 '드림카카오' 역시 출시한 지 5개월 만에 한 달 100억원어치 이상 팔려나가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비해 2003년 히트상품인 어린이용 캔디제품 '애니타임'은 월 매출이 15억~20억원,대표적 어린이용 장수브랜드인 '빼빼로'는 월 38억원(연간 450억원)에 불과하다.

2004년 첫 선을 보인 'CJ 맛밤'은 어른들을 위한 고급 간식으로 출시된 이후 한 달에 250만개,50억원어치 이상 팔리는 '베스트 셀러'로 자리잡았다.

CJ가 어린이들을 위해 내놓은 과일 젤리 히트상품이었던 '쁘띠첼'의 월 평균 매출(월 30억~35억원)을 훨씬 뛰어넘으며 간판 상품으로 부상했다.

◆성인 겨냥한 고급과자 출시 '러시'

롯데제과는 젊은 직장여성들을 겨냥한 '리프파이'를 최근 선보였다.

나뭇잎 모양의 고급 파이 형태의 먹거리로 가격은 1800원.포장박스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처리,고급스런 분위기를 강조했다.

오리온은 작년 4월 20~30대 여성용 프리미엄 쿠키 '뮈렌'을 선보였다.

가격은 96g에 2000원으로 비싼 편이다.

스위스 융프라우지역의 전원도시 이름을 따온 이 제품은 유기농 밀가루를 원료로 사용해 아몬드 호두 호박씨 등을 첨가한 유럽풍 샌드위치 쿠키로 방부제와 색소,팽창제를 넣지 않았다.

젊은 직장 여성층을 겨냥한 CJ의 '쁘띠첼 치즈케익'은 2003년 10월 출시 이후 입소문을 통해 작년부터 매달 1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크림치즈가 48.24% 함유된 이 제품은 뉴질랜드산 고급 크림치즈를 사용,그동안 호텔이나 케이크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조각 케이크의 맛을 살려냈다.

해태제과는 1945년 출시된 '연양갱'의 맛과 기능을 대폭 강화,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배 이상 비싼 1000원대로 끌어올린 '내 안의 휴(休)'를 최근 출시했다.

주 고객을 젊은 성인층으로 설정,기존 제품에 비해 당도를 낮추고,식이섬유·칼슘·철분 등 영양소를 강화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