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해안 브리니 브리지스에 있는 이동식 주택 마을이 부동산 개발업체의 개발 계획으로 부동산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브리니 브리지스는 겨울철 따뜻한 곳을 찾아 트레일러를 끌고 남부로 여행 오는 사람들이 1920년대부터 머물던 곳이 마을을 형성한 곳으로 매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1958년부터 자기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1963년에는 조그만 도시가 형성됐다.

면적이 17㏊인 이곳에는 현재 488가구가 이동식 주택에 살고 있는데 도시 자체가 주민이 주식을 소유한 주식회사로 운영되며 모든 결정이 이사회에서 내려진다.

브리니 브리지스 이사회는 최근 보카 러턴의 부동산 개발업체 오션랜드 인베스트먼트가 내놓은 5억1천만달러의 마을 인수 제안을 승인했다.

주민들은 10일까지 이 인수안을 비준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전체 주주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마을 매각이 결정되고 주민들은 소유 주식에 따라 주당 3만2천달러의 매각 대금을 받게 된다.

9년 전 3만7천500달러에 트레일러 주택을 산 케빈 드와이어(47)씨는 이번 매각으로 8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며 "나는 그동안 내내 알뜰하게 살아왔다.

이제 복권이 당첨된 것"이라고 기뻐했다.

오션랜드 인베스트먼트는 플로리다의 옛 정취가 남아있는 마지막 지역인 이곳에 수백만달러짜리 저층 콘도미니엄 900채와 최고급 해안 산책길, 300객실을 갖춘 고급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그러나 계획 실행 가능성은 아직 분명치 않다.

일부 주민들이 이곳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보이고 있는데다 매각이 결정돼도 이곳이 허리케인 대피구역 안이어서 개발에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2년 전 15만달러를 주고 이동식 주택을 산 톰 번(68)씨는 매각이 성사되면 100만달러를 받을 수 있지만 "돈으로 생활방식을 살 수는 없다.

이곳은 내 집"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15만5천달러에 구입한 이동식 주택으로 150만달러를 받을 수 있는 존 사이드리스(71)씨도 이곳에서는 이웃이 가족처럼 지내면서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데 어디에서 이런 곳을 다시 찾을 수 있겠느냐며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브리니 브리지스<美플로리다州> AP=연합뉴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