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럽연합(EU)에 공식 가입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EU 고위 관료들의 방문과 음악회, 국기 및 EU 깃발 게양 행사 등으로 하루종일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전날 부쿠레슈티의 축하행사에 참석했던 호셉 보렐 유럽의회 의장과 올리 렌 EU 확대담당 집행위원, 올해 EU 의장국이 된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 등은 이날 일제히 소피아로 이동했다.

이들은 루마니아, 그리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및 헝가리, 키프로스 국회의장 등과 함께 이날 저녁 이 곳에서 열린 EU 가입 기념 특별 콘서트에 참석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축하 성명을 통해 두 나라의 가입으로 EU는 역사적인 다섯 번째 확대를 완수하게 됐다며 EU의 확대는 서유럽과 동유럽을 평화적으로 재통합했다고 강조했다.

불가리아의 공식적인 가입 축하 행사는 이날 정오 소피아의 알렉산데르 네브스키 성당에서 열린 예배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가족단위의 시민 수천명은 인근에 모여 EU 가입을 축하하는 기도를 올렸고, 소피아 도심은 새해 선물을 손에 든 축하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불가리아 휴대폰 회사는 새해 축하 인사를 전하는 문자 메시지가 폭주하면서 통신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불가리아 무명용사의 묘지에서는 EU 및 불가리아 국기 게양 행사가 진행됐으며, 콘서트홀에서는 EU 27개 회원국 고유의 고전 음악 27곡을 연주하는 특별 음악회가 열렸다.

전날 폭죽을 터트리며 환호 속에 밤을 지샌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 거리는 이날 보기 드물게 한산했으나, 2007년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시비우는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과 칼린 타리체아누 총리의 방문으로 다시 축제 분위기로 술렁였다.

루마니아-헝가리 국경 마을에서는 많은 루마니아인들이 지금까지 EU와 비EU 국가를 갈랐던 국경선이 허물어진 것을 축하하며 밴드 연주와 함께 국경을 넘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루마니아의 세르기우 라두(27)는 "지금까지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루마니아에서 왔다는 얘기에 모두 무시하는 듯한 반응이었다"며 이젠 어엿한 EU 회원국 시민으로 당당하게 출신국을 밝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불가리아에서는 리비아 어린이들에게 에이즈 바이러스 오염 혈액을 고의 수혈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불가리아 간호사들에 대한 구명 운동과 리비아에 대한 항의로 축제 분위기가 반감되기도 했다.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대통령과 세르게이 스타니세프 총리는 구랍 31일 연설에서도 간호사들에 대한 사형 선고 취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TV 방송 출연자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이날 간호사들을 격려하는 문구가 적힌 검은 리본을 착용하기도 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