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사이로 3.4분기 실적을 내놓은 국민은행[060000]과 우리금융[053000]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이 확연히 대조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의 3.4분기 실적이 '깜짝실적' 수준이라는 평가가 쏟아지며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반면, 금융주의 '맏형'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된데다 실적 자체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며 투자의견 하향 조정까지 나타나고 있다.

◆ 우리금융, '금융주 톱픽'의견까지

우리금융이 3.4분기에 기록한 순익 5천926억원은 작년 3.4분기보다는 12% 줄어든 것이지만 2.4분기에 비해서는 5.0% 늘어난 것으로, 증권가 분석가들은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 모두 우리금융에 '합격'평가를 내렸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회계변경에 전기 손익 수정액을 제외한 순익도 5천90억원으로, 추정치(4천891억원)를 웃돌았다"며 "규모에 비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반기의 빠른 자산 성장과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서 강하게 제기됐지만 3.4분기 실적이 이런 우려를 줄여놓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증권 유재성 애널리스트는 "충당금 적립비용이 전분기보다 25.1% 늘었으나 이는 2.4분기에 498억원의 대규모 충당금 환입이 있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며"2.4분기 충당금 환입 효과를 제외하면 충당금 적립비용은 오히려 전분기보다 19.3% 감소했고 중소기업 연체율이 1.55%로, 전분기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양호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메릴린치는 성장률면에서도 "올해 목표인 30%의 대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우리금융을 은행주중 '톱픽'(최고 관심종목)으로 꼽고,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매수기회로 활용하도록 조언했다.

우리금융은 이에 힘입어 2일 시장에서 오전 11시 현재 1.23% 오른 2만550원을 기록하며 이틀째 순항하고 있다.

◆ 국민銀, 실적 된서리..싸늘한 시장

국민은행의 3.4분기 순익이 6천781억원에 그치면서 7천억원대 중반인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달하고 수익률 지표의 둔화가 뚜렷해지자 시장의 시각도 냉랭하게 바뀌었다.

지난달 31일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후 주가가 3.85%나 급락한 데 이어 실적 전망치와 목표가, 투자의견 하락이 줄을 잇고 있다.

한누리투자증권이 2007년 상황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가를 9만3천원에서 8만5천원으로,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췄고 SK증권도 국민은행의 실적 둔화추세가 3.4분기에 가시화됐다는 점을 들어 목표가를 8만5천원으로 5.6% 낮추고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내렸다.

대우증권과 메리츠증권은 투자의견은 유지했지만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은 상태다.

증시 분석가들은 국민은행이 실적 기대감이 낮아진 대신, 외환은행 인수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현 상황에서 은행업의 돌파구는 기업인수를 통한 성장세 확보라는 점에서 국민은행을 은행업종 '톱픽'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은행은 실적 실망과 론스타 관련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이 시간 현재 0.68% 오른 7만4천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