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과 김재록씨 로비 의혹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자 김씨와 론스타 간 연결 고리를 캐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2003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김씨가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병행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칼 끝은 궁극적으로 김씨를 비롯해 당시 외환은행 매각을 주도했던 고위 경제관료와 은행권 인사를 겨냥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이 김씨의 외환은행 매각과정 개입 의혹에 대해 "현재로서는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김씨를 구속한 상태인 만큼 관련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금융권에선 외환은행 매각 당시부터 김씨가 금융 로비스트로서 매각 작업에 핵심고리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김씨가 론스타와 정부 관료 및 금융권 인사를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또 당시 외환은행이 김씨로부터 은행 발전 전략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대가로 1억원의 컨설팅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에서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물로 내놓은 직후 김재록씨가 국민은행 등 인수희망 은행들에 접근해 투자 컨설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측은 '(김씨로부터) 컨설팅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론스타에 대한 검찰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도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실사를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과 론스타는 당초 4주간의 현장 실사를 바탕으로 매각 가격을 재조정,금융감독위원회 승인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을 거쳐 5월 말까지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론스타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최종 계약 및 당국의 승인 등 결정 과정이 다소 지연되거나 복잡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매각 딜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금융계 전망이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지난 2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조인식에서 "검찰 조사 및 감사원 감사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여론 상황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세금 포탈이나 외환 도피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는 론스타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번 매각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