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벤 버냉키 신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중국 위안화 절상 압력에 가세했다. 버냉키 의장은 16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중국에 대한 무역보복 법안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의 찰스 슈머 의원의 질문에 "중국은 환율을 유지함으로써 수출에서 유리한 입장이 됐다"며 "중국은 환율이 더욱 유연해지도록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다만 "그동안 얻어온 세계 자유·개방 무역의 이점을 무너뜨리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고 말해 슈머 의원의 무역보복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버냉키 의장이 국회 발언에서 위안화 절상 압력에 가세함으로써 미국의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중국이 환율정책을 필요한 만큼 유연하게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며,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반기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팀 애덤스 재무차관은 뉴욕과 워싱턴에서 투자자들을 만나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월가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시 행정부는 의회에 제출한 연례 경제보고서에서 "중국은 위안화의 유연성을 높여야 대외무역에서 더욱 안정적일 수 있다"고 밝혀 위안화 절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