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는 마라톤 경주에 비유할 수 있다. 단거리를 질주하듯 짧은 시간에 고수익을 노리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장거리를 뛴다는 마음가짐으로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차근차근 목돈을 마련하고 불려나가야 한다. 마라톤도 시작이 중요하듯 재테크 역시 첫 출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성패가 결정된다. 처음부터 재테크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사람과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채 시작해야 하는 사람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게 된다. 취업 초년생의 재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입학과 입사시즌을 맞아 재테크에 눈을 뜨는 20대 새내기를 위한 재테크 전략을 살펴본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있는 새내기 직장인 김 모씨(28).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취업문을 우여곡절 끝에 통과했기에 첫 월급통장을 받는 것은 감동에 가까운 일이었다. 우선 부모님을 위해 따뜻한 내의를 샀다. 또 아직 취업문을 통과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폼도 재고 위로도 할겸 거하게 한턱 쐈다. 둘도 없는 여자친구에겐 디지털 카메라를 선물했다. 그 결과 직장생활 첫 달부터 적자다. 새내기 직장인 가운데는 이처럼 첫 월급에 각종 의미를 부여하며 '마이너스 결산'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출발이 화려하면 할수록 그 후유증은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20대에는 차근차근 목돈을 모아가는 습관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봉의 50%는 무조건 저축해야 한다. 급여통장에서 적금통장으로 자동이체가 되도록 해놓는 것이 유혹을 줄이는 방법이다. 또 보너스는 재테크의 종잣돈으로 활용해야 한다. 보너스야말로 봉급생활자가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보너스 전액을 자유적립식 적금이나 적립식 펀드 등에 넣어야 한다. 재테크의 1차 목표는 내집 마련에 맞춰야 한다. 내집은 안전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확실한 부의 증식 방법이다. 더욱이 내집 마련을 위해 종잣돈을 모으고,좋은 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며,최선의 매입방법을 찾기 위해 금융상품을 고르다 보면 튼튼한 재테크 기본기를 갖출 수 있다. 이를 위해 사회 초년병이 가장 먼저 가입해야 할 상품은 청약통장이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을 경우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신규분양 아파트에 청약하는 것이다. 청약 관련 통장에 우선적으로 가입,아파트틀 분양받을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해둬야 한다. 청약통장에 불입한 돈은 훗날 청약 당첨 때 계약금으로 이용될 수 있다. 2단계는 적절한 금융상품으로 중도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중도금은 보통 2~3년에 걸쳐 내도록 돼 있다. 2억원이 넘는 돈을 2~3년 안에 준비한다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미리미리 중도금 납부에 대비해야 한다.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고의 상품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이다. 요즘같은 저금리에다 비과세 상품을 찾기 어려운 시절에 고금리에 비과세,소득공제까지 갖춘 장기주택마련저축이야말로 단연 돋보이는 금융상품이다. 3단계로 청약시 나머지 잔금은 전세보증금을 쓰거나 모기지론이나 국민주택기금대출 등 장기 저리 대출로 충당한다. 지렛대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1억원짜리 집을 살 경우 평균 3000여만원을 융자로 조달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