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선박펀드들이 상당수 장부상 적자를 내 투자자들의 배당손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가도 대부분 액면가를 밑도는 등 약세다.


선박펀드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모은 뒤 선박을 만들거나 사서 해운업체에 빌려준 뒤 임대료(용선료)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 형식으로 돌려주는 실물펀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기도 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공모돼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동북아선박투자 11∼14호가 줄줄이 지난 3분기에 25억원씩 적자를 냈다.


이 펀드는 현대상선을 임대사로 한국선박운용이 운용을 맡고 있다.


연 6%의 고정배당을 3개월마다 지급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선박펀드는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투자자들끼리 배당으로 나눠갖는 만큼 운용수익이 마이너스가 되면 배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최근 해운업황 악화로 선가가 하락하면서 운용상 손실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북아선박펀드 운용 담당자는 "보통 선박펀드는 해운사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구조여서 해운업황이 악화되더라도 해운사가 부도나지 않는 한 손실이 나기 어렵다"며 "동북아선박펀드가 적자를 낸 것은 아직 투자대상인 선박이 건조 중이어서 실제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시적으로 회계상 적자로 잡히더라도 용선료 가지급금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배당손실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박펀드 배당손실이 없더라도 최근 금리 상승으로 선박펀드의 매력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선박펀드의 인기가 식으면서 주가도 대부분 액면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정정욱 대우증권 PF(프로젝트 파이낸싱)팀 과장은 "선박펀드는 일종의 채권형 상품과 같아 금리 상승기에는 매력이 떨어진다"며 "그러나 연 6% 정도의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데다 비과세 혜택도 주어져 장기적으로는 투자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