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헌법안 국민투표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현지시 간) 이라크 바그다드 지역에 저항세력 공격으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마흐무드 알-사에디 이라크 전력부 대변인은 저항세력이 북부 키르쿠크와 바그 다드 지역으로 이어지는 베이지 사이 전력선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항세력이 어떻게 전력선을 손상시켰는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과거 저항세 력들은 폭탄을 이용해 사회기반시설을 공격해 왔다. 이날 정전은 라마단 금식시간이 끝나는 해질녘인 오후 6시께 발생했으며 바그다 드의 스카이라인은 일부 개인 발전기를 통해 나오는 불빛을 제외하고는 어둠에 휩싸 였다. 이날 정전은 바그다드 행정구역 대부분인 5천600㎢ 지역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5km 떨어진 사마라와 남쪽으로 50km떨어진 이스칸다리 야의 주민들은 해가 질 때쯤 전기가 나갔으며 몇 시간이 지나서도 여전히 전기가 들 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부는 정전이 시작된지 6시간 후인 자정 무렵 전력선을 복구해 바그다드 일부 지역에 전기가 다시 들어오게 만들었다.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만든 헌법안에 반대하는 수니파가 지지자들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호소하라고 막판 선전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날도 저항세력의 공격이 잇따랐다. 헌법안 반대입장을 고수하는 대부분의 수니파 세력은 헌법안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수니파 정당인 이라크이슬람당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바그다드 아자미야에 거주하는 수 백명의 수니파 이슬람 교도들은 이라크이슬람당 본부 사무실로 몰려가 규탄시위를 벌였다. 바그다드와 팔루자 등지에서는 이라크이슬람당을 노린 방화와 사무실 약탈 등 5차례의 공격이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살만 압둘 야히드 이라크군 소령은 AP통신에 "저항세력이 이슬람당 지도자들에 게 보복공격을 다짐했다"고 밝혀 헌법안 찬반여부를 놓고 수니파 간 분열양상이 심 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미군이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던 바그다드의 한 투표소 부근에서 도로매 설폭탄이 터져 이라크인 4명이 부상했고, 키르쿠크에서는 쿠르드민주당(KDP) 당사를 노린 차량폭탄 공격이 감행돼 5명이 다쳤다. 이에 따라 선거를 앞두고 보안 경비도 강화됐다. 연합군은 이라크 국경을 봉쇄하고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폐쇄했다. 앞서 13일부터 새로운 야간 통행금지가 실시되고 있으며 이라크 전역에 나흘간 공휴일이 선포돼 정부 기관들과 학교도 문을 닫았다. 이라크 민간인들은 선거 당일 차량을 운행할 수 없어 투표소에는 모두 걸어가야 한다. 이날 이라크인들은 대부분 집에 머물러 바그다드에서는 통행금지시간인 오후 10시가 되기 전부터 거리가 거의 텅 빈 모습이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zitrone@yna.co.kr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