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자 성공률이 크게 높아지자 코스닥 기업들이 증자 규모를 앞다퉈 늘리고 있다. 올초만 해도 2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가 대부분이었지만,최근에는 중소형 업체들이나 관리종목들도 50억~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기존 주주나 일반투자자들이 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증자 규모가 큰 데다 할인율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많아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00억원을 웃도는 증자도 잇따라 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에 40억원 이상 증자한 기업(납입기준)은 15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40억원 이상 증자사례는 지난 1월의 경우 3건에 불과했지만 4월에는 12건,5월 14건 등으로 증가했다. 전체 증자 기업수는 지난 3월 이후 소폭 줄어들었지만,40억원 이상의 증자 건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 납입 예정으로 증자를 추진하는 기업들 중에서도 증자 규모가 40억원 이상인 업체가 이미 11개사에 이른다. 지난 1월의 경우 전체 증자기업 18곳 중 증자 규모가 20억원 미만인 업체가 15곳(83%)으로 대부분이었지만,이달에는 18곳 중 20억원 미만은 3곳(17%)에 불과하다. 이처럼 증자금액이 증가한 것은 주주들의 증자 참여도가 크게 높아진 데다,실권주 청약에도 일반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는 등 증자가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일렉트론의 경우 지난 3월 19억5000만원 규모의 일반공모 증자를 실시했다가 100% 청약이 이뤄지자 지난달에는 금액을 84억원으로 대폭 올려 다시 증자에 나섰다. 최근에는 100억원 이상 증자를 추진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YBM서울과 렉스진바이오텍이 각각 165억원,121억원의 증자추진을 결의했다. 포스데이타는 휴대인터넷 장비와 단말기 사업 등을 위해 379억원의 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관리종목인 코닉테크와 이노티지,제일컴테크 등도 60억~100억원대의 증자를 추진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증자를 왜 하는지 살펴봐야 최근 증자를 추진하는 기업들 중에는 이유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기타 운영자금'으로 수십억원을 증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증자를 왜 하는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규사업이나 생산라인 증설 등 향후 주가에 모멘텀이 될만한 내용이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한 시황 애널리스트는 "시장 활황기를 틈타 여유자금을 쌓아놓고 보자는 식의 증자도 있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 역시 모멘텀을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할인율에 따른 단기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상장 후 물량부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