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주식시장에서 한 증권사가 내놓은 현대자동차[005380] 분석보고서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장 평균 목표가가 7만원대인 현대차에 사상 최초로 10만원이 넘는 목표가가 제시된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유례없이 높은 '목표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15일 시장에서 현대차의 주가는 별다른 영향없이 전날 약세에서 소폭 반등하는데 그치며 지난달 하순부터 시작된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 "글로벌 모멘텀 감안하면 10만원도 보수적" = 한누리증권 박성진 애널리스트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4월 첫 미국공장을 완공한 현대차에 하반기부터 글로벌 자동차기업으로 부상하는 이른바 '글로벌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12개월 목표가 10만3천원을 제시했다. 종전까지 현대차에 가장 높은 목표가를 설정한 우리투자증권이 8만3천원을 제시하고 있고 아직 6만원대에 머물고 있는 증권사도 상당수이며 시장 평균은 7만3천500원 수준이다. 한누리증권이 제시한 이날 목표가는 시장평균보다 30% 가량 높은 것일 뿐 아니라 5만7천원대를 횡보하고 있는 현 주가를 감안하면 1년 안팎의 기간에 80% 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엄청난 시나리오로 한국 주식시장에 '제2의 삼성전자'가 출현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그러나 박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모멘텀을 감안하면 10만원도 보수적"이라고 단언하며 여타 증권사들도 조만간 목표가 상향에 동참할 것임을 자신했다. 그는 "일본 도요타와 혼다가 지난 1980년대 미국공장을 첫 완공하던 시점에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 수준이었으나 주가 상승기에 돌입하면서 이 비율이 20배까지 치솟았다"며 "10만원대 목표가는 2007년 추정 실적기준에 현재 주가수익비율(PER)대비 30%정도 프리미엄을 부가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의 글로벌화를 가늠할 핵심잣대의 하나로 '미국시장 점유율 6%달성'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시장 점유율 6%라는 것은 미국시장에 안정적 위치를 달성했음을 의미하며 도요타는 이미 미국공장 설립당시 이를 넘어있었다"며 "5월 기준 현대차의 점유율이 2.6%지만 저렴한 노무비와 플랫폼 통합, 부품모듈화, 품질향상에 기반한 판매대수 증가 등을 감안하면 이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우선은 2.4분기 실적악화가 장애물될 듯 = 그러나 제시된 시나리오대로 글로벌 모멘텀이 미국공장에서 시작돼 '친디아'(중국+인도)시장으로 확대되더라도 단기간내 현대차의 주가가 급속하게 방향을 틀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당장 내달로 다가온 2.4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환율악재와 미진한 내수탓에 1.4분기에 이미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낸 데 이어 2.4분기에도 인상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차의 2.4분기 영업이익 규모에 대해 증권사들은 현재까지 4천800억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는데다 그나마 이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3일 현대차의 2.4분기 실적전망에서 신차출시 지연에 따른 노후모델 재고 증가 등을 들어 시장기대치에 미달하는 4천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대부분의 국내외 증권사들은 경쟁력 강화와 내수회복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을 점치며 현대차에 대해 '매수'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외국인 지분율이 47.0%를 바닥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기관들도 꾸준한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5만6천∼5만7천원대를 꾸준히 횡보하며 상향 돌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