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프닝) 주식시장이 950선을 회복한 뒤 다시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950선 위로 올라선 주식 시장이 어디까지 회복세를 보일 것인가에 쏠려 있는데요. 취재 기자와 함께 증권가 의견을 살펴봅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시장이 어제는 후끈 달아 올랐는데… 오늘은 좀 주춤거리는 모습이군요. 먼저 오늘 시장 움직임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외국인들이 어제는 선물 중심으로 매입을 늘렸습니다만, 오늘은 주식을 많이 사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늘 순매수 규모가 7백억원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오전에 체결된 하나은행의 대량 거래 4백억원을 제외하면 3백억원 남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3천5백억원 가까이 프로그램 매물이 들어오면서 시장을 끌어 올렸던 기관 매수세가 오늘은 주춤한 편인데요. 오늘은 프로그램 순매수도 3백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고 기관 순매수도 약 2백억원 순매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어제 주가가 크게 뛴 것이 고무적이긴 합니다만, 대부분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했다는 점에서 오늘 약세가 그렇게 새삼스럽게 평가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시장을 주도할 만한 뚜렷한 매수세가 없기 때문에 일시적인 프로그램 매수만으로는 지속적인 시장 상승을 예상하기가 힘들어보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시장이 오르긴 했지만, 다분히 프로그램 매매 덕분이었다… 이런 말씀이로군요. 하지만 프로그램 매매도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니까 크게 늘어났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어제 프로그램 순매수를 유발시킨 가장 큰 배경을 꼽는다면 외국인들의 선물 매입이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선물 매입을 늘린 것은 주식시장의 횡보세가 오래 지속된 데 따른 단기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한데요. 어제 같은 경우에 유가가 크게 내렸고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예상치에 못미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된 점 그리고 북한의 6자회담 참여 가능성 거론 등 몇몇 호재들이 증시 전망을 밝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유가 하락 소식이 가장 컸던 것 같고요. 위안화 절상 압박 등도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어우러져서 나스닥은 물론이고 우리 시장과 일본 증시, 대만 증시가 모두 동반 상승했는데요. 어제도 외국인들이 선물은 사면서 오후 들어 주식은 처분한 것처럼 아직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에 반등을 단기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몇몇 호재가 작용하긴 했지만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는 갖기 어렵다… 이런 지적이로군요. 이처럼 향후 전망에 대해 소극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새삼스런 일도 아닙니다만 최근 들어서 미국 증시 움직임에 따라 우리 증시가 출렁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문제는 미국 증시가 이번 주 들어 나스닥이 5일째 오름세를 보이는 등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승세가 지속되리라고 낙관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됐는데요. 예상대로 전월비 0.2% 그리고 전년대비 1.1% 하락했습니다. 연초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 전망이 썩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요. 미국의 장기 금리도 연초에 비해 크게 떨어져 경기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주식 시장 등락 만으로는 앞으로 시장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고요. 우리 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도 최근 들어서는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역시 같은 맥락에서 향후 전망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에 주춤거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뚜렷한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시장이 어제 하루 급등한 뒤 다시 주춤주춤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최근 외국인들이 IT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외국인들이 최근 IT 업종 관련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LCD 패널 가격 회복 소식이 들리면서 5월 초부터 삼성전자라든지 LG필립스LCD 등으로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요. 업황이 호전됐다는 것도 배경이 되지만 주가가 많이 내렸다는 것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도 최근 오름폭이 컸던 업종이 반도체 소프트에웨어 업종이라고 하는데요.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목해 볼 것은 제품 가격은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요. 주력 제품인 256M 램의 경우 가격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종합해 보면 당장 IT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보다는 3,4분기 회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금씩 비중 확대에 나선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소재주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철강이나 화학 등 소재주는 중국 관련 수혜 종목으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IT 쪽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중국에서 미국 관련 종목으로 증시의 흐름이 돌아서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IT에 무게가 쏠리면서 가격이 내린 소재주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컸습니다. 하지만 어제 반등은 일일 장세로 끝났고요. 오늘은 철강, 화학 종목이 대부분 약세인데… 미국이 경기 부진에 고민하고 있다면 중국은 경기 과열로 긴축기조의 고삐를 죄고 있다는 점이 역시 부담으로 꼽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정리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950선을 회복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지만 추가적인 상승세는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뚜렷하게 시장을 주도하는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는 한, 다시 답보 상태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고요. 이 때문에 상당 수 증권사에서 “지켜보라”는 권고와 함께 “중소형주”나 “가치주” 중심의 종목 편입을 권고하고 있는데, 결론은 향후 시황에 대해서 뚜렷하게 방향을 제시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뚜렷이 상승 하락을 점치기가 힘든 장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