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대학살(홀로코스트) 희생자 2명의 가족이 스위스 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반환 소송에서 사상 최고액인 2천190만달러의 지급 판결이 미국 법원에서 내려졌다. 미 연방 지법의 에드워드 코먼 판사가 내린 이번 재정 판결은 1998년 나치 희생자 유가족들이 유대인 재산을 나치에게 빼돌린 스위스 은행들을 상대로 낸 집단 소송에서 합의된 12억5천만달러 배상을 근거로 이뤄졌다. 이번 지급 판결은 나치 시절 오스트리아의 제당회사 주요 주주였던 페르디난드 블로흐-바우어와 오토 픽의 희생자 가족 14명을 대표해 블로흐-바우어의 조카 마리아 알트만(89)이 제기한 소송 결과다. 판결문은 제당회사 주주들과 취리히의 한 은행 사이에 있은 1938년의 합의에는 "나치에 협력하거나 굴복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목표"가 있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판결문은 이 사건은 스위스 은행들이 유대인 고객들을 배반한 광범위한 사례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법원이 선임한 재정위원회는 희생자 후손과 희생자 예금계좌 간의 연관성이 은행측 자료가 아니라 가족들이 갖고 있는 문서와 기록보관소 자료를 통해 입증됐다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측은 앞서 관련 기록들을 "철저하게 파기했음"을 인정했다. 크레디 스위스와 UBS등 스위스 은행들은 지난 1월 3천개 이상의 홀로코스트 희생자 예금 계좌를 공개하고 6개월 이내에 예금 반환을 청구하도록 공시했다. 지금까지 이뤄진 반환 신청의 재정 건수는 거의 3천건에 달하며 평균 재정 판결 액은 건당 12만9천달러이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