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중반 퀘벡 분리주의 운동에 대응하기 위한 캐나다 연방 정부의 국가통합 홍보 프로그램(스폰서십 프로그램) 예산의 상당부분이 집권 자유당의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청문회 핵심증인의증언을 통해 7일 공개돼 캐나다 정계를 강타했다. 캐나다 언론은 이날 연방 스폰서십 프로그램 청문회(고메리 위원회)에서 공개된정부 홍보대행업체 대표 쟝 브로의 증언을 일제히 긴급기사로 보도했다. 당시 홍보 대행업체로 선정됐던 퀘벡의 그루팩시옹 마케팅사 브로 대표는 쟝 크레티엥 전 총리 당시 자유당 고위관리들이 자유당 퀘벡지부에 9년 동안 1백10만 달러 이상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지불하도록 강요했으며 그 대가로 스폰서십 계약을 약속했다고 폭로했다. 그의 증언은 지난주 청문회에서 나왔으나 고메리 위원장이 공표를 금지해 관련내용이 미국내 블로그에 게시되는 등 소동을 빚었다. 고메리 위원장은 오는 6월 재판을 받아야 하는 증인이 증언으로 인한 불이익을당할 수 있다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각계의 공개 요구가빗발쳐 국민의 알 권리 보호 차원에서 이날 공개를 결정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1993년부터 자유당 고위관계자들이 수표나 현금을 요구하고당 관계자들을 일도 하지 않는 회사직원으로 채용해 월급을 주도록 하거나 선거 캠페인 비용 부담을 강요했으며 이런 행태는 2002년까지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그 대가로 그의 회사는 스폰서십 프로그램 계약을 따내 상당액의 보상을 받기는했다. 연방 감사원장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스폰서십 예산 2억5천만 달러 가운데 1억 달러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홍보대행사에 지불됐다고 밝혔다. 1억 달러 가운데 상당부분은 다시 자유당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브로는 증언을 통해 자신을 연방정부 계약을 따내기 위해 단지 돈의 전달자 역할을 무의식중에 수행한 자유당의 기부자로 묘사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회사는 각종 커미션과 수수료 1천7백만 달러를 포함, 6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브로의 증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고에서 집권당으로 중개인을 통해 세탁된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정부 정책 예산을 부풀려 집행하는 편법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의미해 캐나다 연방 정치사상 최대 스캔들이 될 것으로 언론은 전망했다. 야 3당의 의도에 따라서는 국회 해산과 조기총선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자유당 소수 정부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당시 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스폰서십 프로그램에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폴마틴 총리는 스캔들의 책임을 전임 쟝 크레티엥 총리를 위해 일하던 일부 소수 부패당료의 책임으로 돌려 야당의 공격을 약화시키려 했으나 무산됐다. 지난 해 5월 출범한 고메리 위원회는 전, 현직 총리를 잇따라 증언대에 세우는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토론토=연합뉴스) 박상철 통신원 pk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