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니레버, 콜게이트-팜올리브 등 미국가정용품 업계가 최악의 경영난에 휩싸인 가운데서도 유독 피앤지(P&G)만은 10%의매출성장을 보이며 승승장구한 비법은 무엇일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독창적인 사고의 힘'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변화를 싫어하고 관료적인 기업문화에 빠져 있었던 피앤지가 경영혁신에 성공한데는 5가지의 주요한 열쇠가 있다고 분석했다. ◇ 고객이 최우선 = 상품개발의 기준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느냐는데서 찾아야 한다. 2000년 이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온 AG 래플리는 "소비자가 왕"이라는 명제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업성공을 위해서는 구입 순간과 사용순간 등 소비자를 두번 감동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객을 더 세밀히 파악 = 단순한 사무실 공간에서 소비자들과 면담해 신제품개발에 참조하는데서 탈피했다. 딱딱한 분위기에서 면담을 할 때 보다는 고객의 가정을 방문하거나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면담장소를 꾸민 뒤 고객과 상담했을 때소비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는데 효과적이다. 아기용 기저귀 팸퍼스의 양쪽 날개를 넓히고 흡수력을 높인 것이나 10대 소녀들이 삽입형 생리대 사용을 꺼린다는 것을 아는데는 이같은 소비자 조사방식 변화가한몫을 했다. 월 500달러(51만원)로 사는 저소득층이 많은 중국용으로 별도 세제를개발한 것도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 디자인도 상품 개발단계부터 = 과거 상품개발 이후에 착수했던 디자인 개발도 상품개발과 동시에 진행했다. 특히 디자인 경력자들을 충원, 상품개발팀과 함께일하도록 했다. 디자인은 물티슈 등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상품의 판매성공 여부에도 직결될 수 있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근무환경 조성 = 신시내티에 있는 피앤지의 4층 짜리 연구소는 모두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돼 있고 다른 팀 소속 연구원들에게도 개방돼 있다. 이들은 필요시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상품개발에 참고한다. 각 층에는 스키장 라운지 같은 형태의 공간을 설치해 연구원들이 휴식을 취하며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7천900여명의 연구개발요원들 끼리 가상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150만명의 외부 전문가들과도 연결망을 갖추고 있다. ◇경쟁업체와도 필요시 공조 = 미국내 판매 1위인 `크레스트' 전동칫솔은 피엔지가 아니라 다른 기업이 개발한 것이다. 음식물 포장재의 소재인 접착필름을 개발했지만 적당한 브랜드가 없어 경쟁업체인 클로록스와 공동투자 회사도 설립했다. 외부사업개발부서의 제프 위드만 부사장은 "우리는 우리가 개발하지 않은 것들을 상품화 하는데서도 최고"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