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교육구가 생물의 기원에 관해 다윈의 진화론에 맞서 성서에 나오는 창조론을 가르칠 논거를 마련하며 법정 투쟁까지벌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창조론에 대해 미연방대법원은 1987년 공립학교에서 과학적 이론으로 가르치지못하도록 판결했으나 도버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지적 설계론"이란 이름으로 이 규제를 피하려 하고있다. "지적설계론"이란 성서의 창조론 내용을 이론으로 가르치되 하느님이나 종교와관련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물계는 너무나 복잡해서 진화했다고 볼 수 없고 초월자에 의해 계획적으로 창조된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 "지적설계론"의 논거이다. 도버카운티 교육위원회에 고용된 변호사들은 연방대법원의 1987년 판결이 헌법상 국가와 종교의 분리 조항에 근거한 만큼 이 "지적 설계론"은 대법원 판례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파 종교계의 지지를 받고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가운데 미 법조계가갈수록 보수화 경향을 띠는 것도 이들을 고무시키는 요인이 되고있다. 미국시민권연맹(ACLU) 변호사들은 도버카운티 교육위의 이같은 움직임에 제동을걸기 위해 학부모들을 대리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우주를 계획적으로 창조한 초월자가 하느님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인가 ,외계인이란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지적설계론"을 종교적 추론 없이 가르칠 수있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있다. ACLU측 변호사들은 이 소송에서 교육위원들의 진술서를 받은 후 이를 통해 종교적 의도를 입증하고 교육금지 가처분판결을 얻어내는 데 실패해 일단 전초전에서 패소한 상태이다. 도버교육구측은 "소송에서 승리한다면 다른 교육구들도 뒤따를 것"이라고 기세를 올리고있다. 캔자스주와 위스콘신주의 교육구들은 이미 올해 안으로 같은 소송을 내겠다는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에서 다윈의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있으나 이에 반대하는과학자들도 세를 규합해나가고있다. 도버교육위는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13일부터 창조론을 교과과정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이 재판은 다윈의 진화론에 반대해 창조론을 가르치려는 미국의 학교들이 그 의도를 관철 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