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침체로 미분양 적체가 심화되면서 지방이나 경기도 일부 비인기 지역에서 나타났던 분양가 할인이 서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건설이 지난 10월 분양을 시작한 신림동 서초그린빌 아파트는 현재 분양가를 기존 가격에서 최대 4천500만원까지 할인해 팔고 있다. 당초 2억6천460만원이었던 24평형은 2억4천500만원에, 3억6천560만원이었던 34평형은 3억2천만원에 각각 분양되는 등 모든 가구의 분양가를 평당 1천만원으로 낮췄다. 지난 9차 동시분양에 나왔던 이 아파트는 순위내 청약접수에서 총 36가구 모집에 7명만 신청했으며 청약자의 계약도 저조해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었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분양실적이 저조해 분양을 시작한지 한달만에 할인판매에들어갔다"며 "하지만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은 있어도 계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송파구 거여동 주상복합 아파트 `쌍용 스윗닷홈 거여역 2차'를 기존분양가에서 1천만원 할인해 팔고 있다. 38평형 총 70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분양시작 당시 5억100만-5억4천50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지만 분양실적이 저조해 모든 가구의 가격을 일괄적으로 1천만원씩 낮췄으며 기존 계약자에게도 할인된 가격을 적용해 주고 있다. 1년전 분양을 시작한 성내동 신이모닝빌도 잔여가구를 평형별로 2천만원씩 내려떨이 판매에 나섰다. 총 46가구 중 22가구를 일반 분양하는 단지로 작년 11차 동시분양에 나올 당시26평형은 2억6천220만원, 28평형은 2억8천340만원, 32평형은 3억466만원에 각각 분양가가 책정됐었다. 이밖에 강동구 길동 다성이즈빌은 31평형 미분양분의 가격을 2억8천900만원에서2억7천500만원으로 낮춰 팔고 있으며 강서구 화곡동 호용그린피아는 1층에 한해 분양가를 300만원 가량 인하했다. 이미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에서도 미분양분이나 계약 해지분을 팔기 위해 가격을 할인하거나 각종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강동구 길동 예전이룸아파트는 잔여가구를 대상으로 발코니 섀시, 붙박이장, 김치냉장고 등의 옵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저층이나 향이 좋지 않은 가구는 분양가를 깎아주고 있다. 이처럼 분양가를 인하해 판매하는 미분양아파트는 청약통장 없이 내집마련할 수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수요자들은 분양가 인하에 현혹되지 말고 주변시세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매입해야 한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닥터아파트 강현구 실장은 "분양가를 인하한 아파트들은 대부분 1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며 입주전에는 거래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주변시세와 비교하고 미분양이 된 원인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 hi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