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은 신규 진출한 반도체 사업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2차전지 신소재 생명공학 등 첨단산업 중심의 전문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그룹 주요임원회의에서 "앞으로 그룹 사업구조를 첨단산업위주로 완전 변모시킬 것"이라며 첨단산업 중심의 전문화와 자율경영체제 구축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동부의 이 같은 첨단산업 도전은 신규진출한 반도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자신감을 갖게 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부아남반도체는 2001년 비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개시한 뒤 2002년 9월 아남반도체 인수를 계기로 일약 세계 4위의 비메모리 파운드리업체로 떠올랐으며 민간기업만의 자금력으로 지금까지 총 3조3천억원을 투자,0.25∼0.18마이크론급 4만장의 생산라인 체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생산규모가 손익분기점인 2만장 규모를 훨씬 초과함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마련됐고 재투자 비용도 얻게 됐다. 동부는 2006년까지 1조2천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해 생산규모를 7만장 수준으로 늘리고 90나노급 첨단 공정기술을 확보,세계적인 파운드리 전문기업으로 한단계 더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동부는 이와 함께 2차전지와 IT 신소재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대덕의 동부기술원을 통해 2차전지용 음극활물질,양극활물질,탄소음극재 등 소재 개발 등의 연구를 계속해 왔으며,지난해 9월 초 동부한농화학이 리튬폴리머전지(LiPB) 전문업체인 '파인셀'의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2차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동부는 내년부터 리튬 폴리머 전지를 본격 양산한다는 목표 하에 현재 생산라인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자성분말,소프트 훼라이트 등 반도체 재료와 신소재 연구 개발및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동부는 생명공학사업도 미래 전략사업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농약을 생산한 이래 지난 50년간 농약개발,육종 등 관련 분야에서 축적해 온 동부한농화학의 풍부한 사업 경험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생명공학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산하 4개 관련 연구소를 중심으로 생리활성 생물소재 부문(생명공학연구소),미생물농약 부문(농업기술연구소),복합내병성종자부문(육종연구소),신약 부문(신약연구소) 등의 다양한 생명과학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및 투자가 진행돼 이미 '씨 없는 과채류' '신물질 제초제' 등 농화학 신물질 개발에서 잇따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신약 부문에서도 2002년 2월 동부한농화학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뇌졸중 치료제 '벤조피라닐 구아니딘 유도체'는 현재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 1상단계에 진입함으로써 사업화 가능성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부그룹의 신규사업 추진은 오래 전부터 사업의 기본 방향을 정해 놓고,현실 여건 등을 감안하면서 끈질기고도 치밀하게 추진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기업의 내실과 안정성을 다진 기반 위에서 신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