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혼성 모던 록밴드 자우림이 2년 만에5집 신보를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2년 만에 내니까 너무들 좋아하시더라고요. 일부러라도 늦게 내야겠다 싶을 정도로 팬들의 반응이 좋네요."


홍일점 보컬 김윤아의 피부에 와닿는 팬들의 반응이다.


1997년 데뷔한 자우림은 김윤아와 기타리스트 이선규, 베이시스트 김진만, 드러머 구태훈 등 4명으로 구성돼 7년째 함께 하고 있다.


2002년 9월 4집 '팬이야' 이후 2년 만에 발매한 신보 5집은 일단 경쾌하고 톡톡튀는 밝은 느낌의 곡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밝은 앨범으로 비춰지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곡 배치에도 신경을 썼고요. 전작들에서 어두운 음악을 할 만큼 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밝게 가자'라고 콘셉트를 잡았죠. 또 멤버들이 펑크 음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거든요. 뭐랄까, '날펑크' 음악이랄까요?"


베이시스트 김진만도 "마인드를 펑크로 잡고 만든 앨범"이라고 거든다.


이들은 4집 '팬이야'에서도 어두운 음악을 선보였고 기타리스트 이선규와 베이시스트 김진만이 구성한 프로젝트 그룹 '초코 크림롤스'와 보컬 김윤아의 솔로 2집'유리가면' 등에서도 깊이 있고 각자의 개성이 강한 음악들을 선보여 왔다.


타이틀로 정한 '하하하쏭'은 플라멩고를 연상케 하는 라틴 리듬의 인트로에 이어 신나는 펑크 사운드로 이어지는 경쾌한 곡이다.


'라라라라라', '하하하', '안녕안녕' 등 후렴구의 멜로디가 처음 들어도 귀에 맴돌 정도로 친근하게 다가간다.


커먼 그라운드의 브라스 연주도 흥겨움을 더한다.


이어지는 트랙 '사랑의 병원으로 놀러오세요'는 '하하하쏭'의 연장선상에 있는재치와 발랄함이 돋보이는 곡.


데뷔곡이자 출세곡인 'Hey Hey Hey'와 매직 카펫 라이드' 등 톡톡 튀는 가사와 경쾌한 사운드로 무장한 히트곡들을 연상케 한다.


김윤아의 남자친구 VJ 출신 김형규가 코러스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삐삐를 사용하던 시절 연인끼리 주고 받던 'I LUV U'(I Love You)를 상징하던숫자 암호를 제목으로 정 '17171771'은 징검다리를 사뿐사뿐 건너는 어린아이의 발걸음이 연상될 정도로 경쾌하다.


열 번째 트랙 '파트너'도 쉬우면서도 반복적인 멜로디가 편안하게 다가오는 곡.


기타리스트 이선규는 "앨범 재킷 사진색깔이 흑백이었던 4집과 빨강, 파랑, 초록 등 원색을 사용한 5집 앨범 재킷을 비교하면 단적으로 음악 색깔의 차이를 쉽게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우림 멤버들은 "이 앨범이 마냥 경쾌하기만 한 음악들은 아니다"고 설명한다.


"앨범 전체가 완전히 밝지만은 않아요. 한 마디로 너무나 '자우림'스럽다고나할까요. 결국 자우림표 앨범이 또 하나 나온 거죠."라고 말한다.


이들이 말하는'자우림스럽다'는 것은 다양한 음악을 이들만의 독특한 색깔로 소화해 내는 재주를 말하는 것이리라.


강한 록비트와 성형수술이 만연한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실리콘 벨리'가 대표적이다.


실리콘을 사용한 성형수술을 풍자하고 있는 내용. "그녀는 뇌의 일부분을 가슴에 가득 채워놓고 오늘도 상냥히 웃네/그녀의 예쁘장한 얼굴 그녀의 그럴싸한 몸뚱이에 우린 정신을 잃네/그녀는 좀더 높은 값에 자신을 사줄 이를 찾기 위해 태어나 존재하고 있네"란 가사가 신랄하다.


이 곡을 작사·작곡하고 노래한 김윤아는 이 노래가 "'성형수술을 하지 맙시다'라는 캠페인성 노래는 아니다"고 말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실제 경험담을 공개했다.


"어느날 길을 걷다가 한껏 멋을 낸 여자와 마주쳤어요. 그런데 너무 심하게 고친 티가 나서 얼굴이 무섭더군요. 참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이건 자기애가 부족한 애정결핍에서 나온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요?"


"그대와 함께라면 어디 든지 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마지막 트랙 'Truth'도 단순한 사랑 노래는 아니다.


"노랫말에서 '그대'는 바로 'Truth'를 지칭하는 거거든요.사람마다 진실이 다르겠지만 저한테는 행복해지는 게 바로 진실입니다."


자우림은 앨범 발매와 함께 지난주 MBC '수요예술무대'에 출연하고 19일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 무대에 서는 등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한다.


"오는 12월 24-25일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12월 31일에는 부산에서 연말 콘서트를 할 계획입니다. 내년 2월경에는 지방대도시 투어도 준비 중입니다."


각자 활동을 하다 오랜만에 다시 뭉친 자우림 멤버들은 이제 한동안 라이브 공연 무대에서 자신들의 진가를 발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드러머 구태훈이 지난해 개점한 홍대 라이브 클럽 사운드홀릭(www.soundholic.co.kr) 무대에서도 이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김윤아는 지난 17일 문화관광부로부터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대중예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20일 오전 10시 서울 정동극장에서 상을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