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력으로 9월에 해당하는 금식성월(라마단) 시작 사흘째인 17일 이라크 곳곳에서는 전쟁수준의 산발적인 전투가 이어졌다. 이날 밤 한국ㆍ호주 대사관을 포함한 외국 공관시설이 있는 바그다드 시내 알-자드리아 거리에서 차량폭탄이 터져 7명이 죽고 20여명이 다쳤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차량폭탄이 폭발한 알-자드리아에는 다수의 외국공관 시설이 몰려 있다며 이번 공격 목표물은 한 카페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저항세력이 `암살대상 1호'로 꼽고 있는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를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공격도 감행됐지만 다행히 알라위 총리는 위기를 모면했다. 알라위 총리는 현금을 주고 시민들이 보유한 각종 무기를 사들이는 창구가 마련된 바그다드 시내의 한 경기장을 돌아보려 했으나 경기장 도착 15분전에 경기장에박격포탄이 떨어져 순시일정을 급히 변경했다. 또 요르단 출신의 테러리스트로 지목된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저항세력을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팔루자에서도 미군과 저항세력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목격자들은 양측간의 싸움으로 팔루자에서 바그다드로 통하는 주요 도로가 모두봉쇄됐으며, 팔루자 동남쪽 아스카리 지역 등지에서는 검은 연기기둥이 보이는 등전시상황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미군 험비차량 1대가 불에 탔고, 민간인 3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군 당국은 성명을 통해 "탱크와 야포 등을 동원해 팔루자의 저항세력을 공격하면서 7차례의 정밀공중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자르카위와 그를 추종하는 외국인 저항세력의 신병인도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팔루자 평화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무력을 동원해 팔루자를 탈환하는 방안을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라크 임시정부측과 평화협상을 벌여온 팔루자측 협상 대표들은 "자르카위는 팔루자에 없다"며 자르카위에 대한 임시정부의 신병인도 요구를 수용하기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대규모 무력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미군 당국은 팔루자 전면 공세를 준비하기 위해 바그다드 남쪽 이스칸다리야에배치된 미 해병병력을 팔루자 주변으로 증강배치하고, 이라크 남부에 주둔중인 일부영국군 병력을 이스칸다리야쪽으로 전환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영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 "미국이 남부지역에 있는 영국군 병력 수백명의 주둔지를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미측의 요청을 수용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바그다드 남쪽 라티피야에서는 16일 요르단에서 훈련과정을 마치고버스를 타고 돌아오던 이라크 경찰관들이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9명이 숨졌다. 또 바그다드 시내 외국 언론인과 사업가들의 숙소로 사용되는 호텔단지에도 박격포탄 2발이 떨어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밖에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외국인 출신 용병들이 이라크로 잠입하는통로로 알려진 시리아 국경 부근에서 미군과 저항세력간의 교전이 벌어져 저항세력4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편 미군 당국은 16일 밤 남부 바그다드에서 미 육군 소속 OH-58 헬기 2대가추락해 병사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친 사고의 원인을 조사중이지만 기체결함인 지,저항공격에 의한 사고인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