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SH공사가 8월 분양하는 서울 상암5,6단지의 평당 분양가가 1천2백10만5천∼1천2백48만2천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공개된 상암 7단지의 평당 분양가(1천210만원)와 비슷하거나 다소높은 수준으로, 이 중 분양수익은 34∼38%에 달해 `분양가 폭리'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SH공사는 상암 5, 6단지 40평형(전용 32평) 433가구(5단지 107, 6단지 326가구)에 대해 `마이너스옵션제'를 첫 적용, 청약예금 1천만원 가입자를 대상으로 분양한다고 1일 밝혔다.

12∼17일 청약예금 가입은행에서 신청접수를 받으며 24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분양가 부풀리기 여전 = 상암 5단지의 분양가는 4억9천75만8천원(평당 1천210만5천원), 6단지는 4억9천951만3천원(평당 1천248만2천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그러나 실제 분양원가는 5단지가 3억320만3천원(평당 747만9천원), 6단지가 3억2천608만9천원(평당 814만8천원)으로 분양수익만 34∼3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단지의 분양가가 차이가 나는 것은 건축용적률, 대지매입비, 시공의 난이도차이 등에 따른 것이다.

김승규 SH공사 사장은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1천만원짜리 청약예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인근 시세보다 분양가가 너무 낮을 경우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가수요자가 많이 발생, 실수요자의 당첨 확률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분양가를 주변 시세에 맞춰 결정했다"고 말했다.

SH공사는 5,6단지 분양을 통한 예상수익 766억원을 공공임대주택 건설재원 등에사용할 예정이지만 `분양가를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옵션제 첫 도입 = 아파트 분양시 마감재나 인테리어 등을 시공사가하지 않고, 입주자가 직접 선택해 공사하는 방식으로 그만큼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

현재는 가전, 가구 등을 별도 계약하는 `플러스 옵션제'가 시행 중이다.

SH공사측은 "아파트 입주 뒤 벽지나 빌트인 가구 등을 전부 뜯어내고 새로 마감재 공사를 하는 이중 낭비를 막고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사용검사를 받기위해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기본생활품목(13개) 이외에 추가 품목(11개)을 갖춘 A형, 기본품목만 설치된 B형, 기본품목을 저가품으로 설치한 C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공급한다.

실크벽지, 천연대리석 현관바닥, 고급형 양변기, 세라믹 욕조 등 기본품목을 포함해 식기세척기, 가스오븐레인지, 반찬냉장고 등 추가품목까지 총 24개가 모두 설치되는 A형 아파트는 분양가대로 공급하며 B형은 907만2천원, C형은 1천961만1천원이 각각 차감돼 분양된다.

이는 전체 분양가의 4%수준으로 분양가 인하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H공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품목을 선택, 시공할 경우 단체로 공사할 때보다 2배 이상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어 당장은 분양가가 낮은 것처럼 보일지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비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