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를 이전하려는 대통령을 고발하고 싶은 심정이다"(이명박 서울시장), "나야말로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서울시장을고발하고 싶은 심정이다"(김완주 전주시장). 지난해 3월 `행정수도 이전 및 지방분권' 문제를 놓고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공방을 벌였던 이명박 서울시장과 김완주 전주시장이 최근 이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논쟁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논쟁은 지난달 17일 행정수도 지방이전을 반대하는 내용의 이 시장 인터뷰 기사가 중앙일간지에 게재되면서 다시 불거지기 시작됐다.

이 시장은 인터뷰에서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며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할 사항"이라며 "법률적으로 서울시장이 원고가 돼 대통령을고발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심정은 있지만 국익 차원에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균형발전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수도 천도와 결부시키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법적으로 고발하거나 데모를 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대신 대통령과 가슴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김 전주시장은지난달 29일 인터넷 언론매체인 오마이뉴스에 `언제까지 서울을 종합선물세트로 묶어둘 건가'라는 장문의 기고로 이 시장의 논리를 정면 반박했다.

김시장은 "쾌적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청계천 복원사업을 강행하면서 한쪽으로는 행정수도 이전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이 시장을 논리적 모순에 빠뜨리게 했다"며"이는 서울을 기반으로 대권에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또 "수도권의 지배 엘리트들이 결사항전으로 퍼뜨리는 천도론에 대통령 고발 운운하며 흥분했던 이 시장을 내가 고발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와 함께 "인천이 물류의 중심이니 서울이 경제적 중심이어야 하고 당연히 금융비지니스의 중심도 서울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그가 엘리트의식의 일단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시장은 작년 3월에도 행정수도의 지방 이전을 반대하는 이 시장의 `서울에서도 서울이 안 보인다'는 칼럼에 대해 행정수도 지방이전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서울의 눈으로는 서울이 보이지 않는다'는 기고문을 통해 이 시장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었다.

이 시장과 김 시장의 글은 새정부의 화두로 등장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서울과 지방이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추진될행정수도 지방이전 및 지방분권 추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jr@yna.co.kr